퇴직공무원 전유물된 충주시 출자출연 산하기관
中. 낙하산 인사, 자치단체장 줄세우기 수단 이용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매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자치단체장 당선자의 선거캠프에 몸을 담았던 인사들이 줄줄이 자치단체 산하 출자·출연기관이나 산하 기관·단체에 진출하고 있다. 

많은 고위 공무원 출신들이 지방선거 때만 되면 자치단체장 후보의 선거캠프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대는 이유다.

이 때문에 '관피아'에 이어 '선피아'(선거 마피아)와 '조피아'(선거조직 재취업)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실제 지난 6·13충주시장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건도 후보와 자유한국당 조길형 후보의 캠프에도 충주시 서기관과 사무관급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 주도적인 역할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선거캠프에 들어간 것은 자신이 지원하는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 시의 산하 기관이나 단체에 재취업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지방자치단체 시스템상 막강한 권한을 갖고있는 자치단체장이 시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산하 기관·단체에 자신이 원하는 인사를 내리꽂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 이번에 선거캠프에 몸을 담았던 공직자와 측근들 가운데 일부는 선거가 끝난 뒤 물밑에서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낙하산 인사는 인사적체 해소라는 명분과는 달리, 현실적으로는 자치단체장의 퇴직 공무원 줄세우기와 측근 챙기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시민들은 퇴직 공무원들의 선거캠프행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치단체장이 개방직에 능력있는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 것 자체를 잘못됐다고 지적할 수만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낙하산 인사가 코드맞추기와 측근 챙기기용으로 이뤄지다 보니 능력과 자질을 고려하지 않은 불합리한 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쪽의 의견이다.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제대로 된 절차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측근 챙기기를 위해 무리하게 자리 만들기에 나서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자치단체 산하 기관·단체의 인사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있다.

이는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공직자가 아니라 시민들 위에 군림하는 공직자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시민들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상실감을 안겨주는 잘못된 관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회균등 차원에서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능력있는 전문가나 일반인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공직자들의 획일화된 잣대보다는 오히려 전문성을 가진 일반인들이 조직에 들어간다면 시스템에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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