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까지 6명의 작가 작품 선봬

김경섭 作 소풍2. / 쉐마미술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쉐마미술관은 7월 29일까지 소장작품기획전 'Paradigm of New Art'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가을, 김경섭, 노경민, 박영학, 이경화, 이은정 작가의 작품들로 의견과 생각들이 뒤섞이고 다양한 생각과 표현이 실현되고 있는 청주 현대미술의 다양성 및 현재를 감상해 볼 수 있다.

지난 전시인 '분지'전에 이어 충북 지역의 또 다른 현대미술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한영애 쉐마미술관 큐레이터에게 들어본다.

김가을 작가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신화이야기를 소재로 자신의 뛰어난 표현력과 상상력을 더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있다. 동양화의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생동감 있는 묘사를 구사해 보는이에게 이미지 속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작가는 신화 속 인물 중 '바다마녀 키르케'의 냉혹하고 잔인한 마녀이고 신이기전에 사랑받고 싶어하는 원초적인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김경섭 작가는 기억을 작품에 녹여냈다. 작가에게 기억이란 오랫동안 알고 있던(믿고 있던) 사실이 거짓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은 진실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에서 작품의 모티브의 시작이 된다.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사건 그리고 허구적인 장면들이 주로 공존한다.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지워져 있어 그들의 감정이나 상황들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흐려진 초점의 상들, 복잡하게 얽혀있는 시공간과 표정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허구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는 여성의 성에 대한 관습적 금기와 사회적 통념에 대한 불편함에서 작업이 비롯된다. '혼자만의 방' 연작은 불특정 남성을 모델로 여관을 다니면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채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 회화로 옮긴 작업들이다. 이러한 작업과정은 여성의 시점으로 연애와 성(性)과 관련한 개인의 불안정한 감정들을 이야기하며 폐쇄된 공간의 단편들을 1인칭 시점에서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타인의 흔적으로 가득한 여관방이라는 공간을 부유하며 남성을 관찰하며 이러한 관찰은 강렬한 붉은 색으로 표현된다. 붉은 색의 겹겹이 겹치고 밀어서 긁고 으깬 장지의 독특한 표면의 물성은 욕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경화 작가는 동양사고의 정신적인 면을 집중함으로써 절제된 미학을 표현하고자 한다.

"현실의 실상은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비어있다."

동양화에서 그려지지 않은 여백의 공간은 작품의 미완성 부분이 아니라 완전한 작품의 한 부분을 존재한다. 이것은 물체와 공간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동시에 존재함을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 형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며 모든 사물의 자연스런 관계의 형성을 지속적으로 교감하게 만들어 주는데 그 의미를 둔다. 이러한 작가의 의미는 색과 형을 중시하며 서양회화에서의 전통적인 방법들이 배제되고 작가만의 표현매체들로 적용돼 표현된다.

이은정 작가는 고유하게 설정한 '흐릿한 초상'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련의 작업들에서 여성은 사회 안에서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느냐와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여성의 존재에 대한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다. 사회 안에서의 다양한 여성상은 중 어느 종갓집의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았던 종부와 자신이 살던 시대에서 당당한 활동가로 살았던 나혜석을 그렸다. 두 가지 삶은 다르게 보이지만 관람자에게 같이 전시함으로써 사회에서 드러나는 여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나 만드는 대로 자라나는 분재와 같이 여성의 이미지를 담아내기도 한다. 존재에 대한 부분이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회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모습은 사회 관념에 의해 만들어진 분재나 당연시 받아들이고 안고 가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이러한 화면속 이미지들은 연한 펄 사용으로 묘한 환영을 만들며 시각을 자극한다.

박영학 작가는 선과 여백의 운용을 통한 대비적인 효과를 가지고 자연에서 찾은 풍경들의 내면에 감춰져 있는 추상적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며 흑과 백의 농담을 통한 여백에 대한 접근과 표현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작가는 숯과 필묵의 조화로운 사용과 화려한 색채보다는 흑과 백의 응축된 색채언어로 표현한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목탄과 숯은 일체의 외적인 물질과의 혼합이 없는 온전한 순결의 검은 빛에 극렬히 대응하는 흑과 백의 관계를 말하며 정신성을 강조함에 있어 수묵화의 여백과 같은 정서를 보인다. 작가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거듭해 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시험과 시도는 '정원'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

쉐마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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