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의 둘러리에는 OX의 철학이 늘상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어떤 물건을 살때에도 살 것이냐(O)말 것이냐(X)를 결정해야 한다. OX 문답형에 길들여진 수험생들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결국 인생살이는 자질구레한 일부터 선택의 연속이다.
 인간의 역사도 철저한 OX 선택형이다. 왕건, 이성계가 창업을 할때에도 이 법칙이 적용됐다. 그래서 성즉군왕(成卽君王), 패즉역적(敗卽逆賊)이란 말이 나왔다.
 O는 긍정형이요, X는 부정형이다. 역사의 법칙은 늘 O의 편이었다. O의 편에 선 예스 맨들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X편에선 노 맨들은 유배를 가거나 죽임을 당하였다.
 O맨들은 정권이 바뀜에 따라 이리 붙고 저리 붙어 가문을 번창시키었으나 후세 사가들의 평점은 대개 X였다. 정몽주, 최영, 사육신, 조광조, 정철, 송시열 등은 명석하나 임금의 비위를 거스르는 X맨으로 많은 풍파를 겪었다.
 역사는 이긴 자의 편이고 예스 맨의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흑백의 논리속에서 중간형을 택하는 중용의논리, 즉 O와 X를 아우르는 △의 철학도 등장한다. 조선초기에 이름을 떨친 황희 정승은 포용력과 사려가 깊은 △의 정치철학이었고 청나라와 화전(和戰)의 갈림길에서 고뇌를 하던 최명길도 최대 공약수를 뽑아내는 △의 철학을 들고 나왔다.
 중국의 생활인 철학은 OX론 보다 △에 더 가깝다. 그들은 설익은 것을 보고서라도 무자비하게 X표를 긋지않고 메이 콴 시(괜찮다)라고 한다.
 그러나 21세기는 긍정이나 찬미 일변도의 O철학보다는 싫은 것은 싫다하고,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고 하는 X철학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싫은 것에 대해 싫다고 명확하게 의사를 표시한다. 그래서 X세대인가? 좋아도 좋아요, 싫어도 좋아요 하는 어물쩡한 시대와 사고방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님비현상과 핌비현상이 쌍곡선을 그리는 다원화된 시대에 충북 또한 OX의 철학앞에 자화상을 비춰보고 있다. 첫번째 충북의 X논리는 호남전철역 오송기점역 유치에 있다. 이는 오송역을 꼭지점으로 하여 한반도의 X자형 개발 모델을 유추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X자는 사람이 팔을 벌리고 있는 안정된 형태다. 한반도의 개발도 이 X자의 논리 앞에 청사진을 마련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X자의 논리는 오송보건의료단지에 있다. 오송의료단지는 생명공학의 메카를 꿈꾸는 곳이다. 생명공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으로 게놈 프로젝트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오송바이오 엑스포때 행사장에 등장한 X자형 조형물이 말해주듯 수많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인간의 DNA 구조는 꽈배기처럼 X자형으로 여러번 꼬여 있다. 그 꼬인 X축 비밀을 풀고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여, 종당에는 불치병을 치료하자는 것이 오송단지의 취지 아닌가.우리가 관념적으로 부정의 뜻을 담고 있던 X자에 대한 사고 방식은 오송단지에서만큼은 무참히 깨져버린다.
 동그라미를 향해 치닫던 역사의 발길을 돌연 가위표 방향으로 돌리려 하니까 약간은 혼돈스럽다. 그러나 X자 철학은 21세기의 과제이자 충북이 지방화(오송기점역), 세계화(생명공학)를 지향할 쌍두마차식 화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X자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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