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범욱 공군사관학교 발전후원회 명예회장

장마전선이 물러가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진 26일 청주도심 곳곳이 땡볕에 달아오르면서 주요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했다./신동빈
장마전선이 물러가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진 26일 청주도심 곳곳이 땡볕에 달아오르면서 주요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했다. 2017. 07. 31/신동빈

땡볕찜통 더위가 이어지는 장장하일(長長夏日)이지만 소나기 소식도 없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한여름이 되면 소도 일을 안 시키고 바람 부는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 매달아 쉬게끔 했다. 할머니는 한낮이 되면 '더위 먹는다' 며 꼼짝도 못하게 하게 했다. 그동안 우리는 순풍의 돛을 달고 달려왔지만 이제는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와 국가안위가 태풍의 눈이 되어 도사리고 있다. 경남 의령의 외손자 차량 방치사망 사건, 경기도 동두천의 어린이집 통학차량 어린이 사망 사건, 제주의 한 마트에서 부모가 주차 후 장보러간 사이 아들이 운전대를 잡아 사고를 냈고, 대전의 한 초등학생이 호기심에 엄마차를 몰래 몰고나와 일을 저질렀다. 노인, 어른, 애들 모두 너나할 것 없이 제정신이 아니고 나사가 풀려있다. 가장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주의의무' 마저 도외시되며 의무는 없고 자기주장에 권리만 내세운다.

지난 7월17일 발생한 해병대 마린온 헬기의 추락사고의 진상 규명이 끝나기도 전에 청와대에서는 동 헬기의 원형인 수리온의 성능이 세계 최고수준 이라며 어처구니없는 발표를 했다. 재난재해 측면에서 똑같은 잣대를 놓고 세월호 사건과 비교해 보자. 헬기사고는 근무 중 순직한 용사들로 절대적 국가책임은 물론 보상도 유족인 부인이나 자녀들을 위한 몫이다. 세월호는 구원파와 유병언의 법적책임은 증발되고 국가책임으로 둔갑되어 보상도 부모들이 더 아우성이다. 이에 편승한 동조세력과 정치권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역행을 하고 있다.

지난 6월말 북유럽을 다녀왔다. 핀란드는 국민소득 4만 8천800불로 대표적인 복지국가에 IT강국이다. 국민기업 노키아는 2010년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하지 못해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013년 파산되어 핀란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실업자가 증가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미·중무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우리가 선점하고 있는 IT시장을 중국의 '화웨이'등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다. 한국경제가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치권은 수출대기업의 목조이기에 한창이다. 스톡홀름 시의회도 방문했다. 시의원들은 회기가 있는 날 자전거로 출근해 일당만 받는다고 한다. 지방의원들이 봉사정신이 철두철미하다면 무보수 혁신체제로 스스로 앞장서야할 사안이다.

이범욱 공군사관학교 발전후원회 명예회장
이범욱 공군사관학교 발전후원회 명예회장

지방선거 후 단체장들이 속속 바뀌며 자신만만하다. 아무리 전 정권의 잘못이 있다 해도 여자 스캔들, 조폭동원, 댓글로 얼룩진 인사들이 등장하니 지역주민들의 의식수준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당면한 과제가 됐다. 지난해 청주 일원엔 물난리가 났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다음은 폭우가 내린다. 얼마 전 일본의 서남부지역, 중국 북경지역의 집중호우가 남의 일이 아니며 세심한 준비와 대비를 해야 한다. 종전선언에 비핵화로 평화의 한반도가 될 것 같던 남북관계도 진전이 없다. 쓸데없는 훈시질 이니 한반도 운전사는 커녕 조수 노릇도 변변히 하지 못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있다. 섣부른 오판이 삼복더위에 남북관계, 정치권, 경제계, 국민 모두가 더위를 먹고 있다. 일사병에 휘청거리다 잘못하면 열사병으로 끝장이 날 것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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