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에 종사하고 있거나 창업을 해본 기업인들은 한국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곳도 없다는 하소연들을 곧잘 한다.
 요즘은 예전보다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창업하기 까지의 과정, 절차도 매우 복잡하고, 특히 관공서를 상대하기가 아주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들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인들은 또한 상당수 담당 공무원들이 되는 쪽에서 사안을 검토하기 보다는 제반 문제점을 거론하며 꼬투리를 잡으려는 경향이 짙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여기에 공장이 가동되고 난 후에도 관공서와의 관계가 좋아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육법전서에도 없는 괘씸죄(?)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하는 기업인들의 모습을 현장을 뛰어 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보아 오곤 했다.
 실제로 사업을 하다 보면 관공서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기업인들은 볼멘 소리를 한다.
 그러나 기업이 잘되야 국가경제가 잘된다는 경제의 기본원칙이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 공무원들도 이제는 네거티브 마인드(Negative mind) 보다 포지티브 마인드(Positive mind)를 가지고 기업인을 대하려는 보다 근본적인 자세변혁이 요구되고 있다.
 얼마전 조달청이 우수제품을 선정 심의하는 과정에서 한 업체가 신청서류와 전혀 다른 제품의 명칭과 도면을 제출했음에도 제대로 확인도 않고 선정, 제 3자 단가계약 체결까지 했다가 2년여가 지난 후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나자 뒤늦게 우수제품 선정을 취소하는 등 말썽을 빚은 사례가 본보에 보도된 바 있다.
 이는 동종 형태의 제품으로 우수제품 신청을 하려고 준비중이던 한 경쟁업체가 상대업체로 부터 특허권 침해로 경고장을 받는 등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자 이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조달청의 실수가 드러난 케이스였다.
 수로관 생산업체인 청원지역의 D업체는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쟁업체인 N산업이 조달청에 신청해 선정된 우수제품은 「어소를 겸용하는 생태계 보호용 수로」이나 실제로는 [생태계 보호 및 어소 겸용 수로관]이라는 다른 제품의 명칭과 도면을 제출했고, 조달청은 이를 모른채 심의해 우수제품으로 선정된 사실을 알게 됐다.
 조달청은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고, 해당 구매국에 우수제품의 선정취소 및 계약을 해지토록 조치한 사실도 확인됐다.
 문제는 계약이 해지된 N업체의 수로관이 지난 200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충청을 비롯 그외 일부 지역에 약 3억여원 상당이 이미 납품됐다는 점이었다.
 더욱이 조달청은 분명 다른 제품이 반입됐는데도 성능이 좋아서 무관하다며 환수조치에 미온적으로 나오자 해당 업체의 가슴앓이가 시작된 것이다.
 미운 털(?)이 박힐 것을 우려한 업체측은 지금 그들이 생산한 제품의 우수제품 신청마저도 포기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업체측은 지금도 조달청이 공문을 통해 사무적 답변만 일관할 뿐 누구 하나 공식사과 의사를 밝히고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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