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초부터 온 나라에 복권 열풍(熱風)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다름아닌 국내 복권사상 최고 당첨액인 65억7천만원 로또복권 1등의 주인공이 탄생하면서 일기 시작한 열풍이다.
 당첨자에게 입금되는 수령액 만도 51억원이 넘으니 로또복권이 장안의 최고 화제거리가 될 법도 하다.
 행운의 40대 남자는 복권을 구입후 계곡에 고인 물이 새나가려는 것을 막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온라인상의 인터넷 로또 열기는 더 더욱 뜨겁다.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다음 카페(cafe.daum.net)에는 두달여 만에 무려 50여개의 로또 관련 카페들이 생겨났고, 로또의 체계적인 투자를 위한 노하우를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때문인지 시중자금이 복권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웃지못할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첨확률을 높이고자 로또계를 만들고, 로또 관련 주식들은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일부 언론은 한술 더 떠 로또복권 당첨자를 인생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묘사해 댔다.
 뉴스는 뉴스일뿐 따라하지 말라고 어느 코메디언이 그처럼 강조했건만....
 이제는 평소 거들떠 보지도 않던 사람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권방을 기웃거린다.
 통계학에 소수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일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특수한 것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지배할 때를 일컫는 법칙을 말한다.
 돈벼락을 맞은 사람의 이야기가 보도되면 사람들은 마치 나만 소외된 듯한 느낌에 젖어든다.
 그러나 복권을 구입하면 저 사람도 됐으니 나도 당첨될 것 같은 순간적인 착각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복권 홍보를 맡고 있는 한 연구소는 국내에서 각종 복권을 매주 빠짐없이 구입하는 사람은 5백만명 정도이며 이중 40%인 2백만명은 로또복권을 구입하고 있다는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2백만분의 1 당첨률이 어디 그리 쉬운 확률인가 말이다.
 복권은 말 그대로 요행수를 노리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를 확률상 수치로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벼락에 맞아 죽거나, 비행기 사고로 숨질 확률보다 복권에 당첨돼 백만장자가 될 확률이 훨씬 낮다고 분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삶을 추적해 본 결과 그들 중 상당수가 돈때문에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었다.
 복권당첨은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할 만큼 중요하게 다룰 사안도 아니다.
 안그래도 주말이면 경마장에 10만 인파가 몰려들고, 정선 카지노에는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경륜에다 경정, 카지노 등 사행산업의 규모가 11조원을 넘어 서면서 한국도 도박공화국이라는 오명이 나돌고 있는 판국이다.
 게다가 다른 복권은 당첨금이 5억원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로또복권은 상한선도 두지 않아 날개돋힌듯 팔려나가고 있다면 이 또한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사행심을 부추겨 공익기금을 조성하고, 서민들은 한탕주의에 빠져들든 말든 오불관언으로 일관한다면 이 또한 비난받아 마땅한 정부의 자세다.
 복권은 말 그대로 복을 가져다 주는 복권일뿐 도박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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