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기노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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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독자편지 기노영] 일과를 마치고 숙소에서 식사를 준비한다. 동료는 그냥 식당에서 먹는다고 한다. 동료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나는 왜 바보같이 고생을 사서 하는가! 어차피 견뎌야 할 여름이기에 해 보는 것이다. 땀을 흘리며 식사를 하고 미련 없이 손전등을 들고 길을 나선다. 어디 가야할 곳이 있어 나서는 것이 아니다. 더위를 이겨 보려고 운동을 하러 나가는 것이다. 두어시간을 땀을 흘리며 시골길을 걷거나 뛰고 돌아 와 시원한 물로 씻으니 무척 상쾌하다. 이보다 더 좋은 느낌이 있을까!

며칠 전 tv뉴스에서 나온 도시인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기온도 높고 습도도 높아 찜통속 만두같은 신세가 된 것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더위를 견디고 살아야 하는 오늘날 우리들의 숙명이다. 나도 어제 서울 집에 올라 갔다가 내내 고생하고 왔다. 서울이나 시골이나 기온 차이는 크지 않지만 바람이 적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70%를 차지한다. 논과 밭을 합하면 거의 대부분이 녹지이다. 그러나 사람이 밀집해 있는 도시는 무척 힘들다. 예전 같으면 건물이 높지 않았고 많은 아파트들도 남향으로 짓기 위해 동서로 늘어서 있었다. 그래서 낮에는 해풍이 불고 밤에는 육풍이 불어 자연스럽게 공기의 순환이 잘 이루어져 인구가 밀집해 있더라도 바다와 가까운 대부분 도시는 자연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십수년내에 지은 건물들은 높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게 건물이 배치되어 있는 아파트들은 이러한 자연의 혜택을 막는 결과를 가져 오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외국의 학자들은 공기의 흐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시계획에 조언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들은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도시개발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눈에 보이는 경제적 가치와 미관만 생각하고 개발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난개발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오래전에 도심속 회오리 바람이라고 하며 공기의 흐름에 관심을 보인 적도 있었다. 환경 전문가들이 도시계획에 참여할 거라고 판단되지만 이들은 이러한 환경에 대해서는 무심한 것으로 보인다. 보다 큰 안목으로 공기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도시계획을 하고 건물 신축 허가를 하면 어떨까. 그러면 찜통 같은 더위는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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