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으로 문 여는 '충북혁신도시 시즌2'

지역성장거점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시즌2'를 맞고 있는 충북혁신도시 전경. / 충북도 제공

[중부매일 최동일 기자] 지난 2006년부터 당시 노무현 정부가 지방균형발전사업으로 시작한 충북혁신도시가 도시기반 조성 수준에서 벗어나 지역성장거점으로 새롭게 육성·도약하는 '시즌2'를 맞고 있다. 올부터 기존에 입주한 이전 공공기관과 산·학·연·관의 협력을 통해 추진되는 '충북혁신도시 시즌2'는 4차산업혁명을 이끌 스마트시티 구축, 지역산업과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터 활성화 등 미래형 도시를 추구한다. 특히 그동안 줄기차게 지적됐던 정주여건 개선도 함께 진행되면서 살기좋은 명품도시라는 당초 목표를 향해 진일보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충북혁신도시 시즌2를 열기 위한 기반이 하나둘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는 충북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충북혁신도시를 새롭게 변모시킬 시즌2의 서막을 살펴보고 진행과정을 점검해본다.
 

# 충북혁신도시 새역사를 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중심으로 전국 10곳에서 추진된 혁신도시 사업이 충북에서는 2006년부터 음성 맹동면과 진천 덕산면 경계 687만㎡에 9천900억원이 투입돼 진행됐다.

2013년 이전대상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둥지를 트는 등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져 내년말 한국교육과정평가원까지 모든 이전기관이 옮겨오면 법무연수원과 소비자보호원, 한국교육개발원 등 총 11개 국가기관에서 3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충북혁신도시에는 현재 2만여명이 입주했으며 도서관, 보건소, 학교, 어린이집, 체육공원 등 도시기반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버스터미널 등 교통여건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도시조성 시작 10년이 넘고,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된지 5년이 지났음에도 정주여건의 가장 큰 축 가운데 하나인 의료시설과 여가시설이 크게 부족해 도시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한 지역산업과 연계할 혁신도시 산업지구가 답보상태고, 이전 공공기관과 연계된 지역발전 특화 방안이 추진되지 못하는 등 자족도시, 명품도시로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혁신도시를 다시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성장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즌2' 정책을 올부터 추진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오는 2030년까지 진행될 '충북혁신도시 시즌2'는 ▶이전 공공기관과 함께 지역발전 선도추진 ▶스마트에너지와 스마트라이프가 만나는 도시 조성 ▶지역산업과 이전공공기관 특성을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터 활성화 ▶핵심시설 확충 등 정주환경 개선 추진 ▶도시내 민관합동 추진체계 재정비 등을 주요 추진과제로 삼았다.

이 가운데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지역발전 사업으로는 지역인재 채용을 넓히기 위한 오픈캠퍼스 협약이 지난 24일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처음으로 이뤄지는 등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지지자체와 이전기관이 공동으로 출연하는 '발전지원센터'가 조만간 설립돼 기획·조정·집행 등 혁신도시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여기에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이전공공기관과 지역 산·학·연 교류·협력을 촉진시킬 '개방형혁신연구센터(OpenLAB) 구축'과 이를 포함한 '반도체 융복합산업타운'을 혁신클러스터에 조성해 관련기업 유치로 지역경제의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이와함께 지난 16일 혁신도시로 유치가 확정된 소방복합치유센터가 오는 2022년 개원을 목표로 설립되고 국민체육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이 들어서면 복지·여가문화 여건 개선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역거점 성장기반 구축 가속도

충북도는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진천군, 충북대, 한구보건산업진흥원, 한국가스안전공사, 충북테크노파크 등과 혁신도시내 개방형 혁신연구센터(OpenLAB) 구축을 위한 협약을 지난 17일 도청에서 체결했다. / 충북도 제공

충북도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혁신도시내 혁신기술 기반 개방형혁신연구센터(OpenLAB)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 17일 지자체 및 충북대학교, 이전기관 등 6개기관이 참여한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은 충북혁신도시를 혁신성장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혁신도시 개방형 혁신연구센터(OpenLAB)' 구축은 이전공공기관과 지역 산·학·연의 교류·협력 촉진과 지역의 혁신기술 경쟁력 제고의 핵심 인프라가 된다.

또한 협약을 통해 ▶4차 산업혁명 혁신기술 생태계조성 ▶스마트헬스케어, 스마트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 ▶혁신기업 발굴·육성을 통한 양질 일자리 창출 ▶혁신 창업 활성화 협력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충북혁신도시는 올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전국 5곳 사업대상의 하나로 뽑혀 국비 150억원(총사업비 287억원)을 받아 2022년까지 1만㎡ 부지에 '인공지능가속화센터'를 신축하고 테스트베드 등 연구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에 발빠르게 대응한 성과물로 도는 "우수 중소·중견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이전공공기관을 연계해 충북혁신도시를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 R&D센터 기능을 위한 기반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기반구축에 도 경제통상국 투자유치과가 선봉에 서 있는데 충북경제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충북혁신클러스터에 반도체 융복합산업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마련·추진하고 있다.

'혁신도시 시즌2'는 기존 혁신도시를 포함 반경 20㎞ 이내 산업단지에 지역대표산업의 관련기업을 유치, 지역성장 거점축을 만들 계획인데 충북은 이곳에 '반도체 융복합산업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진천, 음성 등 6개 시·군이 포함된 415만평의 혁신클러스터 산업단지에 반도체, 전기전자, 지능형 에너지 등 스마트IT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이 가운데 지역산업과 연계성이 뛰어난 반도체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 산업은 충북의 생산인프라가 우수하며 연관기업도 많아 우수한 산업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를 대비한 집적단지를 꾸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따라 '반도체 산업타운'의 성공여부는 찾아가는 투자유치에서, 우수기업이 찾아오게 만드는 투자유치 발상전환의 무대로 민선7기 '일등경제 충북' 완성을 예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소방치유센터 정주여건 전환점

소방복합치유센터의 혁신도시 유치를 주도적으로 뒷받침한 충북도 경제통상국 투자유치과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유치축하 현수막을 배경으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충북도 제공

충북혁신도시가 지역성장거점도시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정주여건 개선이다.

도시조성 10년을 훌쩍 넘기고, 거주인구가 2만명에 이르는 동안 문을 연 일반 병·의원이 10곳이 넘고 편의점·마트, 학원 등은 각각 30여곳에 이를 정도로 주민 편의시설이 늘었지만 주민들이 여가를 보낼만한 시설이나 장소는 눈을 씻고 봐야 할 정도다.

그나마 서전고를 비롯해 학교시설은 빠르게 추진돼 인근 지역의 교육자원이 유입될 정도가 됐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체육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인근 지역에 영화관 건립이 이어지는 등 주거환경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다만 이같은 정주여건들의 개선 속도가 주민들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 수준이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여전히 명품도시를 꿈꾸는 충북혁신도시의 최대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낸 소방복합치유센터의 혁신도시 유치는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1천200억원이 투입돼 300병상의 국립종합병원으로 지어지는 소방복합치유센터는 12개 진료과목에 일반인들의 이용이 가능해 혁신도시의 의료수준을 대도시에 버금가는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인근 중부4군 26만여 주민들에게도 의료혜택이 돌아가고 주변지역의 8만여 근로자들도 응급상황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처럼 충북혁신도시 시즌2 출발을 거창하게 알리는 축하무대가 된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가 성사되기까지 적지않은 난관을 거쳐야만 했다.

애초 충청권에서 전국으로 공모범위가 넓어지면서 62개 자치단체가 뛰어든 이번 유치전은 14곳의 1차후보지 선정에 이어진 본선 경합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고 뜨거워지면서 덩달아 지역과 주민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기도 했다.

특히 민선7기 첫 국책과제 공모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자 인구배치면에서 우월한 수도권에서 자금을 쏟아붓는 등 과열로 치달으면서 1차심사에서 다소 뒤졌던 충북혁신도시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도에서는 투자유치과를 중심으로 긴급히 의료, 응급의료, 지역개발 등 각계의 전문가 12명을 초청해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각 시·군의 제출 공모안을 분석·보완하는 작업을 2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뒷받침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중부4군이 공동유치에 나서고, 같은 혁신도시내에서 경합을 벌였던 진천군이 음성 단일화의 결단을 내리는 등 총력을 기울인 끝에 2위를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최종평가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는 결실을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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