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석교로 유명한 진천 농다리의 관광명소화 사업이 올해부터 추진된다. 진천군이 지난 2001년 수립한 농다리 관광명소화 기본계획에 따라 내년까지 2개년 사업으로 국비 10억원, 도비 3억원, 군비 7억원 등 총 20억원을 들여 각종 편의시설과 등산로정비, 저변 정비 등을 하게 된다.
 충북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28호로서, 진천군은 물론 충북도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자원인 진천 농다리에 대한 관광명소화 사업은 가뜩이나 충북관광산업에 혁신적인 활성화대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시점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기존 역사·관광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여 경쟁력을 갖춘 관광상품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진천군의 농다리 관광명소화 사업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천 년이 넘는 세월동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농다리는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충북의 대표적 문화관광자원이었지만 그에 합당한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문백면 구곡리 세금천에 놓여있는 농다리는 해마다 여름이면 폭우의 위세 앞에 조금씩 허물어져 28칸 중 현재 25칸만 남아있다. 점차 훼손되는 원형을 재조명, 보존해야 하는 작업도 시급한데 정확한 축조연대 규명 작업부터 미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농다리 축제가 면단위 축제로 치러지게 돼 위상이 실추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이러한 와중에 중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 전면적인 관광사업화를 촉구하는 계기가 됐다.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한 농다리를 전국 각지서 찾아왔다가 제대로 보존도 안되고 개발되지도 않은 현장을 보고는 실망해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을 방치할 수만은 없게 된 것이다. 여름 휴가철 3백~5백여명씩 야영을 즐기는 명소가 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도 상당했지만 편의시설 부재에 따른 주변의 환경오염도 심각한 정도였다. 따라서 관광명소화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농다리는 쾌적한 편의시설과 정돈된 주변환경을 갖춘 명실상부한 도내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1단계 사업과 함께 여러가지 과제들이 남아있다. 농다리 주변의 체계적 개발을 위한 2단계 추가사업이 그것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한 관광객들의 농다리 진입을 좀 더 용이하게 하고 인지도를 높이게 하는 휴게소 건립과 구름다리 건설 등의 사업이 본격 추진돼야 할 것이다.
 축조연대와 주체를 놓고 계속되는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고증작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한 가까이는 김유신 장군 탄생지와 길상사, 멀게는 속리산이나 충주호 등 도내 관광자원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도 좀 더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며, 대외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향토문화축제로 농다리축제를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혜 또한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유적지 주변 지형을 가급적 원형대로 보존하겠다는 사업방향이 충실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개발의 미명아래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원형의 이미지와 가치를 훼손하거나, 천 년 동안 이어진 농다리 고유의 정서를 왜곡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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