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규림 청주시 상당구 민원지적과

대구·경북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틀째 내려진 13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서 시민들이 더위에 익은 달걀프라이와 녹아내린 슬리퍼 조형물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대구·경북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틀째 내려진 13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서 시민들이 더위에 익은 달걀프라이와 녹아내린 슬리퍼 조형물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중부매일 독다편지 김규림] 어릴 적 시골에 살던 내겐 마을 어귀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 앉아 매미가 우는소리를 들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게 큰 행복이었다. 대청마루에 누워 할머니께서 부채를 부쳐주시면 곧 잠에 들 정도로 나에게 여름은 기분 좋은 계절이었다. 하지만 요새 여름은 밤새 에어컨을 틀어놓지 않으면 폭력적인 더위에 잠을 설쳐야 한다.

최근 하루에도 몇 번씩 폭염에 관련된 문자가 온다. 다른 지역보다 무더워 대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대프리카'역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일본 역시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기온이 40℃까지 오르며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낮에 도로 위 계란이 익을 정도다. 이제 지구는 정말 'Hot place'가 돼버렸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여름을 잘 버텨내기 위해 할 일이 무엇일까?

먼저 폭염주의·경보와 관련된 문자가 올 때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삼가야 한다. 특히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어린이나 노약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외출할 때 선크림을 발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또한 불가피한 야외활동 시에는 모자나 양산 등을 챙겨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보자. 세 번째는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유혹이 있지만 올여름은 시원한 물로 대신하는 게 어떨까? 커피나 탄산음료의 경우는 오히려 몸속 수분을 빼앗아 탈진할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김규림 청주시 상당구 민원지적과.

마지막으로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지 않는 것이다. 폭염으로 인한 일사병만큼 무서운 게 냉방병이다. 더위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실내와 실외의 일교차가 심하면 겨울 감기보다 지독한 여름 감기, 냉방병에 시달릴 수 있다. 더운 날씨 탓에 몸과 마음이 지쳐 쉽사리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시원한 여름을 보내자. 직장인에겐 꿀보다 달콤한 여름휴가가 있으니까. 기분 좋게 일어나는 아침, 들뜬 마음처럼 들썩이는 노랫소리와 함께하는 휴가길, 서늘한 계곡에 발을 담그며 먹는 수박의 맛, 즐거웠던 여름휴가와 함께 까맣게 그을린 얼굴은 여름이 아니면 느낄 수 없기에. 올여름 아프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여름아, 부탁해!"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