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대통령이 10일 한 방송국 프로그램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정권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회를 피력한 내용을 듣노라면 씁쓸하다 못해 왠지 착잡한 기분마저 든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그의 돈키호테식 발언을 들어야 하는지 짜증이 난다.
 자칭 문민정부를 이끌어 왔다는 김영삼 전대통령의 재임시절에 대한 평가는 훗날 역사가들이 판단할 몫이나 국민들은 그를 IMF환란에 미리 대비하지 못해 온 국민을 고통속으로 몰아 놓았던 못난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당시의 경제적 고통을 견디지 못해 부도를 맞았거나 도산한 업체 관계자들은 거리에 내몰려졌고, 심지어는 가족에게서 소외당하는 아픔을 겪은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이렇듯 대통령 재임시절 경제정책의 실패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그가 임기동안의 실정(失政)을 반성하면서 국민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을 갖기는 커녕 마치 동네 장기판에 훈수라도 두듯 아직까지도 정치판의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좌충우돌식으로 참견하는 행태는 너무도 볼썽사나워 보인다.
 김영삼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노무현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관계의 좋고 나쁨을 떠나 지금 노 대통령은 참 어려운 시기 라고 전제, "국민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참여정부의 내각 인선과 관련해서는 "너무 생소한 사람들이라 과연 괜찮은 것인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국의 현안인 특검법의 처리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야당이 과반수를 가진다는 것은 아주 큰 힘이며 지난번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왔기에 특검은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무슨 이유로든지 명분이 없다고 불필요한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부전자전이라고 자신의 아들인 현철씨가 거제도에서 다음 총선때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하든 안하든 이는 그들 부자들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다.
 그러나 재임시절 선정보다는 실정을 많이 해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했던 그가 남의 밭에 콩놔라 팥놔라 하면서 주제넘게 참견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행위라는 것이 지금 국민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참여정부를 표방한 노무현대통령도 국민들이 선택한 것이고, 따라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노대통령의 국정개혁 의지에 대해 한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은 아직 첫 단추도 꿰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전직 대통령중 어느 누구도 현직 대통령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간섭발언을 하지 않고 있는데 유독 김영삼씨 혼자서만 설치고 다니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좋다.
 차라리 이 보다는 조용히 향리로 돌아가 회고록을 발간하거나 아니면 조깅도 잘하는데 영화속에 등장하는 [포레스트 검프]처럼 전국을 누비며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돕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전직대통령으로서의 뜻있는 행보가 될 것이다.
 아직도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분간하지 못한다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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