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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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매일
  • 승인 2018.08.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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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칼럼] 권택인 법무법인 충청 변호사·법무부교정자문위원
상담하는 예멘 난민신청자. / 연합뉴스
상담하는 예멘 난민신청자. / 연합뉴스

[중부매일 법조칼럼 권택인] 난민의 지위의 관한 국제 협약에 따르면 난민(難民)이란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를 의미한다. 즉, 난민은 한마디로 자기나라에서의 박해 때문에 돌아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다.

이제까지 우리나라는 난민유입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근래 난민이 다수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수단, 소말리아, 콩고 등은 우리나라와 물리적 거리가 꽤 멀기도 했거니와 전통적으로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전통이 강했던 미국이나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은 유럽 선진국들 혹은 이란, 파키스탄 등 난민발생국과 종교적으로 유대있는 인접 국가에서 대부분 흡수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난민 수용에 관대했던 나라들의 난민 과밀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는 점, 우리나라의 위상이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탓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보편적 인권보호에 대한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난민 수용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특히 최근 예맨 난민들의 제주도 입국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난민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는 난민들이 대거 입국하여 대한민국이 무슬림화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난민 범죄가 폭증할 두려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난민들에 대한 무분별한 괴담이 인터넷을 통하여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 때문일까. 법무부는 재빠르게 예멘을 무비자 입국 불허 대상국으로 지정하여 앞으로 예맨 출신 난민들의 대한민국 입국은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추가로 정부는 이미 제주도에 입국해있는 예맨 난민들을 제주도 이외의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예맨 난민에 대한 공포를 달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는 원래부터 난민수용에 크게 인색한 편이었다. 1994년 4월 처음 난민 신청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약 2만명에 대하여 난민 심사를 마쳤고, 그 중 약 4%인 800명가량만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을 뿐이다. 결국 난민정책으로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외국인은 이번 제주도 예맨 난민 유입으로 증가가 예상되는 난민을 포함해도 당분간 1,000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년간 누적해서 1,000명도 되지 않는 난민이 인구 5천만의 대한민국을 무슬림 국가로 만든다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또한 경찰청 범죄통계에 비추어 보면 외국인 범죄율이 내국인 범죄율의 1/2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난민 범죄가 사회문제가 되어 난민수용을 거절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객관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무슬림국가가 되는 것을 걱정한다면 연간 수십, 수만명이 될지도 모르는 무슬림 인구의 한국방문객 수를 조절하는 편이 오히려 현실적일 것이고, 범죄국가가 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범죄율이 2배가 넘는 토종 한국인의 수를 줄이는 것이 차라리 합리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과거에 세계 각국의 온정적인 난민혜택을 받아 독립운동의 동력을 마련하여 재기에 성공한 나라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나라 독립투사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였고, 해방이후 한반도에 좌익척결의 광풍이 불었을 때 학살을 피해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으로 도피하였고 결국에는 일본에 한인타운을 형성하기도 하였다. 6ㆍ25전쟁 때에는 미국, 일본, 혹은 이름도 낯선 제3국으로부터 난민인정과 관련하여 온정어린 혜택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현지에서 정착한 재외국민들이 국내로 송금해준 외화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권택인 법무법인 충청 변호사·법무부교정자문위원
권택인 법무법인 충청 변호사·법무부교정자문위원

당연하게도 타인에 대한 배려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불편이 수반된다. 하지만 시간과 돈으로 베풀수 있는 자비가 누군가에게는 삶의 구원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이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과거 세계인의 온정어린 도움을 받고 재기에 성공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난민에 대한 인도적 처우는 의무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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