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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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독자편지 안익영] 얼마 전 대형신용카드사에서 18년 간 근무하던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남겨놓은 유서에는 그를 따돌리고 괴롭혔던 가해자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의 배우자는 사내 따돌림으로 인한 절망감이 아내를 죽음으로 몰아 갔다고 주장했으며, 따돌림의 고통을 온몸이 바늘로 찔리는 것 같았다고 괴로워 했다고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7년 설문조사 한 바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목격했다고 답한 비율이 80%를 웃돌았으며 직접 피해를 당했다고 대답한 사람도 66%에 해당했다. 괴롭힘의 유형은 폭언이나 비난을 포함한 정신적 공격이 25%로 가장 많았다. 또한 괴롭힘을 당해도 해결 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80~90년대 일본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소위 이지메도 한 명의 대상을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괴롭히고 소외시키는 행위였다. 이지메란 괴롭히다, 들볶다 라는 의미를 가진 일본어 동사인 '이지메르'를 명사화 하여 만든 용어로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왕따와 같은 의미이다. 명백한 이유 없이 약하고 힘없는 대상을 괴롭히는 행위로서 당한 피해자들은 깊은 상처를 입고 등교를 거부하거나 자살하는 등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렇다면 직장내 따돌림, 소위 왕따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토록 심각했던 이지메 현상도 뜻있는 교사들이 모여 해결책을 강구하고, 사회 각층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해 지면서 80년대 중반 이후 차츰 이지메 하강세를 보이는 등 개선되는 움직임이 뚜렸해지는 모습을 보였음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안익영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피해자들은 오랫동안 조직생활, 관행 등을 이유로 침묵을 강요당해 왔으며, 사내에 팽배한 권위주의는 모든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 둔갑시켜온 측면이 있다. 효과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인이 아닌 조직 전체의 문제로 이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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