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에서나 횡행하던 마약이 이제는 중소도시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지금의 마약사범의 검거를 보면 청주도 마약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된다. 맑고 깨끗한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청주가 어쩌다 이렇게 오염이 됐나 자탄을 금할 수 없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 밀수범은 일반인에게 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마약을 투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기존의 마약사범은 스스로 마약에 중독되어 자신이 투여해 왔으나 이번 경우는 부유층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거나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여성들을 대상으로 음료수에 몰래 타 먹였다는 점에서 더욱 당혹스럽다.
 뿐만 아니라 노래방에서 다방 종업원에게도 필로폰을 음료수에 넣어 마시게 했다니 낯선 자리에선 남이 건네주는 음료수도 마음놓고 못 마실 판이다. 검거된 밀수범들은 마약을 자신도 모르게 먹고 환각상태에 빠진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후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될 경우 피해자는 자신도 모르게 마약 중독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취직을 해보겠다고, 몇 푼의 돈을 벌어보겠다고 나선 여성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 복용자가 되는 어쩌구니 없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5백여명의 투여분량 필로폰을 중국에서 구입하여 유유히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마약은 금속성 물질이 아니라서 탐지기로 금방 알아낼 성질은 아니지만 아무튼 세관 당국은 보다 철저한 검색으로 사전에 마약 사범을 차단하는 예방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마약은 한번 중독되면 이를 떨쳐버리기가 매우 어렵다. 마약 사범의 범례에서 보듯 응당한 죄값을 치르고도 또 마약에 손을 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번잡한 현대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그 탈출구로 장난삼아 마약을 투여했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가끔 발견된다.
 말초적이고 1회적인 쾌락은 이내 종말로 이어진다. 마약은 습관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일단 손을 대면 끊지 못하고 영영 돌이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된다. 마약 투여는 몸을 망치고 정신을 흐리게 하며 종당에는 스스로 무덤을 파게 하는 자살행위이며 더나아가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반사회적인 행위이다.
 우리는 개화기에 있었던 중국의 아편전쟁을 기억한다. 영국이 인도에서 들여온 아편을 중국으로 공급하고 중국으로 부터 은(銀)을 획득하다 국제적인 분쟁이 일어 전쟁까지 일어났었다. 한때 중국사회는 아편전쟁의 회오리에 휘말려 극심한 혼란을 겪었었다.
 이처럼 마약은 일 개인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병들게 하는 독소이다. 불행중 다행으로 청주에서 신종 마약사범이 조기 차단되어 더 이상 확산을 막았지만 추후 이같은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있으므로 그 대비책도 마련해 둬야 한다.
 불특정 다수인을 겨냥한 신종수법이 더 이상 활개치지 않도록 경찰당국은 단속의 망을 촘촘히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저마다 마음의 차단망을 설치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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