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주시내 곳곳을 돌아 다니다 보면 쓰레기 더미가 수북히 쌓여 있는 것을 흔히 발견하게 된다. 생활 쓰레기를 규격 봉투에 담지 않고 다른 봉투를 사용하거나 그대로 버리는데 대한 청주시의 극약처방이다.
 어떤 곳에는 감시 카메라까지 작동시키고 있지만 쓰레기 불법 투기 행위는 좀체로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실종된 양심때문에 청주시가 더러워지고 있다. 봄철이 되니까 쓰레기 더미에서 풍기는 악취가 코를 찌른다.
 더구나 동사무소 기능이 전환되면서 청소업무가 겉돌고 있다. 기존 동사무소에서 취급하던 쓰레기 처리업무가 구청으로 이관된 후 도시가 더 불결해지고 있다. 동사무소에서 이 업무를 맡았을때는 그런대로 길거리가 깨끗했었다. 쓰레기 뿐만 아니라 전주 등에 부착된 불법 스티커도 말끔히 제거했는데 요즘엔 그대로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시가지가 불결해지는 첫째 이유는 일부 주민들의 비양심적인 쓰레기 투기에 있다. 슈퍼마킷에 가면 5ℓ~1백ℓ까지의 쓰레기 규격봉투를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데 그 몇 푼을 아끼겠다고 아무 봉투에 넣어 길거리를 더럽게 만드는지 모를 일이다.
 검은 양심을 우선 세탁해야 할 일이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으면 못 버리고 한밤중이나 새벽녘에 몰래 투기하는 것은 주인정신을 망각하고 노예정신을 선택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주어진 자율을 포기하고 타율에 맡기는 것은 선진시민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깨끗한 도시는 모름지기 깨끗한 마음에서 가꿔지는 것이다. 검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도시는 점점 더러워질 수 밖에 없다.
 그 다음으로는 시의 쓰레기 수거 업무를 다시 점검해 볼 일이다. 청주시는 지난달 7일부터 규격외 봉투에 담긴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주민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계기는 되겠지만 그통에 불법 투기 쓰레기는 자꾸만 쌓여가고 봄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려 주위를 불결하게 만들고 있다.
 기온은 점점 상승해가는데 쓰레기를 그냥 둔다면 주민 위생도 적잖게 위협할 우려마져 있다. 불법 투기의 악순환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이런 계절적 요인을 참작하여 일단은 깨끗하게 치우고 별도의 방법을 강구했으면 한다.
 주민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때문에 동사무소의 기능 전환을 실패작으로 보고 있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다면 인력을 보강하고 관련업무의 환원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주민의 애로사항을 가장 가까이서 청취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토록 하는 것은 아무래도 행정조직의 실핏줄 같은 동사무소에서 맡는 것이 제격이다.
 예로부터 청주는 맑고 깨끗한 고장이라하여 그렇게 불러왔다. 오늘날에도 청주는 깨끗한 전원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울창한 가로숲과 산소가 넘치는 고장을 가꾸는 일은 전적으로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쾌적한 환경이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룩되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전원도시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향해 힘을 합칠때 비로소 '맑은 도시'는 그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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