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한 인류학자인 로제카이와는 그의 저서인 몣놀이와 인간몤에서 놀이를 경쟁의 놀이, 흉내를 내는 놀이, 현기증적인 놀이, 행운을 바라는 놀이로 분류하였다. 그는 이 4가지의 놀이문화가 여러 민족의 문화적 특성에 따라 서로 조합하고 발전하면서 우리 사회의 기초를 구성한다고 주장 하면서 특히 경쟁의 놀이와 행운의 놀이는 찰떡궁합으로 결합하여 다양한 형태의 문화와 사회적 제도를 만들어 낸다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카드와 화투, 복권, 경마, 카지노, 경정, 경륜 등 행운을 기본으로 한 사행산업은 실상 이러한 놀이의 결합으로 인해 파생되어진 변질 문화의 일종인 것이다. 이러한 사행성 산업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행운을 전제로 한 확률이 대부분의 결과를 만들어 내지만 경험과 실력이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애당초 이루어 질 수 없는 기대를 자신의 노력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믿게 만들고 지속적으로 도박활동에 재참여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이러한 활동들은 기본적으로 재화를 생산해 내지 못하며 소유권만 이동 시키는 것이 본질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경제적 재화를 창출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만든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통계를 보면 복권시장은 2001년 기준으로 볼 때 7,061억원으로 6배 성장했고, 카지노 매출액은 2001년에 3,825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증가했다.
 또한 경마장 매출액은 2001년에 6조 16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0.1%가 증가했다. 경륜은 개장 첫해에는 17억원에 불과 했으나 8년차인 2001년에는 1조 7,389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42.0%나 증가했으며 2002년을 기준으로 볼 때 연간 약 11조 3,000억원의 돈이 사행산업에 소비된 것이다.
 여기에다 국민의 게임인 고스톱과 사이버 노름, 내기골프, 해외원정 도박까지 합치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감안할 때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95년 2조원 대에 불과하던 사행적 오락산업이 이같이 성장한 것은 지자체들이 세수를 늘리기 위해 너도 나도 경마, 경정, 경륜장과 카지노를 만들고 공공기관들이 앞 다투어 복권을 발행한 결과이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내세우는 명분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로 지방세수 확대, 둘째 지역경제 활성화, 셋째가 여가선용이다. 과연 이러한 효과가 있을까. 여가가 무엇인가를 되 집어 보면 정답은 바로 나온다. 현대의 여가는 인간의 자유스러운 선택을 통한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경험으로 개인과 공동체의 성장과 발전에 공헌하는 것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과연 사행산업이 이러한 여가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인가. 또한 일정부분의 지방세수 증대와 산업 활성화에 기여 할 수 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도박산업은 재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이 창조해 놓은 인적 물적 자원을 고갈시키고 타 지역으로의 이동을 가속화시킴으로써 지역발전을 저해할 것이 자명하다고 할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9.3%가 도박중독에 걸려있으며, 종류별 중독자 비율은 경륜이 44.4%, 경마가 35.7%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복지적 비용까지 부담한다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손해 보는 장사인 것이 분명해 진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사회적 재원마련이라는 미명하에 도박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왜곡된 사회윤리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교육과 문화의 도시로 발전하고자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청주가 과연 이러한 사업을 승인하고 추진해야 하는지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 주성대교수 김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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