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우리경제를 위협했던 화물연대의 파업이 정부가 화물연대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해결을 보았다.
 그러나 해결과정을 살펴보면 우리 정부의 역량에 대하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파업이 시작된 지난 9일부터 단 6일간의 운송차질 비용이 4억5천만 달러에 이르고 있고 기타 제조업체가 입은 생산차질에 따른 손해와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만을 봐도 천문학적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우선 이 파업의 직접적 영향으로써 화물연대와 유사한 상황에 있는 각종 운수업 종사자들의 상응한 요구가 난무하게 되고, 간접적 영향으로써는 다양한 사회각계 각층의 요구를 파업과 폭력이라는 형태로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 훨씬 큰 사회적 비용을 수반할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은 이 사건이 우리 사회가 지닌 사회갈등의 한 단면이 표출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이보다 더욱 본질적인 우리 사회의 사회갈등은 지난 군사정권시절 정착된 지역간 갈등과 기업내부의 노사갈등, 정부정책에 기인하는 계층간 갈등이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갈등은 부의 분배가 적정하지 못하거나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고, 정책의 적정성 및 일관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은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표면화 되게 된다.
 선진사회일수록 사회갈등은 내부의 해결능력에 의하여 자체내에서 조정과 타협을 통하여 해결을 하게 되고, 후진국일수록 자체내 해결능력이 부재하게 됨에 따라 밖으로 표출하게 되고 물리적 공권력이 중요한 해결수단이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공권력이 주된 해결수단으로 이용되었는데, 90년대 이후 경제력이 커지고 정치에 있어서도 민주주의가 성숙되게 됨에 따라 공권력보다는 조정과 타협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학의 시조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정부의 역할은 경찰업무, 즉 원칙을 위반하는 자를 검거하여 처벌하기만 하면 모든 경제주체의 합리성에 의하여 최선의 결과가 얻어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경제가 복잡해짐에 따라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시 되었고 케인즈는 미시적 경제주체들이 이루는 경제성과의 한계에 대하여 정부를 통한 거시적 경제정책의 중요성을 설파한 바 있다. 우리 사회는 이에 더하여 역사적 배경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갈등에 대하여 정부의 역할이 지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는 선진 정부보다 오히려 더욱 커다란 역량를 발휘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우리 정부의 성공과 실패는 얼마만큼 전문가 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과거의 명령을 시달하는 역할에서 사회의 조정자로서 설득과 타협을 통한 갈등 해결 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들 각자가 전문가 역할을 하여야 한다.
 즉,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고 분석하는 능력과, 사태가 발생하면 관련 부서간 팀웍을 통하여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갗추어야 한다. 또한 행정업무에 대한 성과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이번 화물연대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고 실무자들의 공과를 분명히 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잠재적 사회갈등 해결을 위한 초석을 쌓아야 할 것이다.
 / 충북대 경제학과 이동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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