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隻(척)진다는 말이 있다.척이라는 글자는 조선시대때 소송 사건의 피고를 이르던 말로 원한관계를 의미할 때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그래서 無隻(무척) 잘 산다는 말은 적이 없어야 잘 산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요즈음 세상은 척진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돈 때문에 사람을 해꼬지 하여 척을 지기도 하고 명예때문에 척을 지기도 한다.심지어는 부부사이도 척지고 헤어지기 일쑤다.
 핑계없는 무덤없는 것처럼 척진 이유도 제각각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에 비롯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신용카드 빚 때문에 사람 죽이고 유흥비 마련을 위해 도둑질도 마다않는 세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찰관들은 척진 사람을 잡는 일과 벌주는 일로 바쁘다.밤을 낮삼아 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경찰관들은 척진 자들로부터 원망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때로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로 빵점 남편, 빵점 아빠라는 오명(?)을 듣는 마당에 조롱이나 지탄마저 받는다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의욕상실이다.
 이런저런 까닭에 형사계 근무를 희망하는 경찰관은 드물다.경찰관들이 형사부서 근무를 기피하면서 나타난 가장 큰 폐해는 베테랑 형사를 키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일정기간 근무를 하면 부서이동을 원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경찰관들의 형사부서 근무기피로 가장 피해자는 누구일까.
 경찰관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국민 모두라고 말할 것이다.왜냐하면 척진 일 없어도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 없이 살 수 있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척지는 일이 넘쳐 나고 그에 따라 싫든 좋든 경찰의 역할은 여전히 요구된다.
 그렇다면 지탄이나 조롱보다는 사기를 분발시키는 격려를 해 주는 것이 어떨지.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 한광호 보은署 정보과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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