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심천의 야경 / 중부매일 DB
무심천의 야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사설] 3년 전 청주·청원 통합시로 출범했던 청주시 인구는 당시 84만 명에 달했다. 초대 통합시장인 이승훈 전시장 때 청주시는 2030년까지 100만 명을 늘리기 위한 정책개발에 나서는 등 '글로벌 명품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제천시 인구를 훨씬 뛰어넘는 16만 명을 16년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지만 시·군 통합으로 불붙은 각종 개발 호재에 인구 유치 정책을 추진하면 인구를 대폭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청주시 입장이었다. 하지만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군 통합이후 3년만인 올해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도시가 팽창하고 있는 '세종시'라는 변수를 간과한 것이다. 이제 청주시는 인구증가는 커 녕 인구 지키기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입장에 처했다.

청주시 인구는 오랫동안 도시발전 속도에 발맞춰 꾸준히 늘어났다. 통합이후에도 마찬가지 였다. 통합 1년차인 2016년엔 83만5천197명으로 전년보다 3천285명 늘었으며 작년에도 소폭(393명)이지만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부터 분위기가 변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등록 외국인을 제외한 청주 주민등록 인구는 지난 6월 말 현재 83만5천373명이다. 작년 12월 83만5천590명보다 217명 적다. 미세한 차이지만 문제는 추세다. 저출산시대를 맞아 인구구조 변화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출생아수 최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출생아 수는 2015년 8천669명에 달했으나 이듬해 7천894명으로 감소하고 작년엔 7천39명까지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도 3천403명에 그쳐 이대로라면 올해 청주 지역 출생아 수가 7천명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세종시의 빨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작년에 세종시로 이사한 청주시민은 5천298명이지만 청주로 주민등록을 옮긴 세종시민은 2천289명에 그쳤다. 세종시로 인해 3천9명의 청주시 인구가 감소한 것이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 상반기 세종시에서 청주시로 전입한 주민은 1천90명인 데 비해 거꾸로 세종시로 전출한 주민은 2.6배인 2천800명에 달했다.

인구 이탈이 지속되면 도시의 역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구변화가 엄청난 사회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사례는 흔하다. 주택수요 둔화, 학령인구 감소, 행정효율성 저하등 사회 곳곳에 폭넓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무작정 인구 늘리기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봐야 한다. 청주테크노폴리스와 오창하이테크밸리등 각종 산업단지 조성과 동남지구 택지개발사업등 인구확충을 위한 여건은 갖춰졌지만 문화, 예술, 체육, 교육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가 선행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 도시규모는 커지는데 녹지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문화·스포츠시설도 열악하다. 여기에 미세먼지 발암성 물질 배출량은 전국 상위권을 올라있는 등 대기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쾌적한 도시환경과 문화·스포츠 인프라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양질의 일터를 갖추고 있고 정주환경이 좋아진다면 인구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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