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청천·청안 3개면서 흘러드는 물길

문장대 아래 상주시 회북면 중벌리에서 발원한 신월천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신월천은 문장대 아래 상주시 화북면 중벌리에서 발원한다. 행정구역상 경북이지만 물길로 보면 충북 땅이다. 물이 충북 땅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백두대간 또는 유역경계가 속리산 청법대와 문장대 사이에서 동북으로 이어져 중벌리 밤티재를 넘어 청화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화북면 중벌리, 운흥리, 용화리는 수계상 충북땅이다.

그런데 용화리에서 문장대온천, 용화온천을 개발한다고 난리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1985년에 시작된 일이다. 그리고 충북도민 모두의 노력으로 2009년 5월에 온천개발이 반려되었다. 그런데 2013년 2월 문장대온천 지주조합이 '문장대온천관광지 조성사업 환경영향 평가 초안'을 상주시에 제출함으로써 다시 문제가 되었다. 2018년 2월 본 보고서가 제출되었으나 다행히 기각되어 문장대 용화온천 개발은 영원히 불가능하게 되었다.

신월천 상류 온천 개발은 오수 배출로 인한 수질 악화, 달천의 환경 파괴, 달천과 남한강 유역에 사는 사람들의 보편적 공공복지 저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큰 문제다. 수질, 환경, 복지,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이 세 가지는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공림사

신월천은 낙영산 공림사 앞 사담리와 신월리를 지나 귀만리에서 달천과 합류한다. 12.57㎞에 불과한 짧은 하천으로 수량도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신월천이 담고 있는 자연지리, 역사와 문화유산은 뛰어나고 또 가치 있다. 이 지역은 문장대에서 관음봉, 묘봉, 활목고개로 이어지는 속리산의 북사면에 위치하고 있어 경치가 아름답다. 북쪽으로는 백악산, 낙영산, 조봉산이 이어지면서 남쪽으로 공림사(空林寺)와 사담(沙潭)을 품고 있다.

이곳 신월천 지역은 과거 난을 피해 은거할만한 곳으로 거론될 정도로 세속과 떨어진 곳이다. 그리고 산수가 빼어나고 인심이 좋아 명당 또는 길지로 여겨지던 곳이다. 이 지역의 공림사는 신라 경문왕 때 자정선사가 수도하던 절로 유명하다. 조선초에는 함허당 득통선사가 주석하며 절의 위상을 높였다. 근세에는 1965년 박삼주 스님에 이어, 1981년부터 법주사 출신의 탄성스님이 절을 중건해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사담은 기암과 괴석, 맑은 물과 흰모래가 어우러진 절경이다. 최근 펜션이 들어서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옛 정취를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산수가 기이하고 빼어난(山水奇秀) 절경임에 틀림없다. 이곳에는 또한 우암 송시열이 쓴 것으로 알려진 사담동천이라는 글씨가 있어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겼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속리산, 화양동을 유람하는 과정에서 사담엘 들르곤 했다.

 

# 신월천의 옛 이름은 새내다

평단저수지

신월천의 중하류에는 상신리, 신월리, 평단리가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신월천을 용대천이라 불렀다. 당시 용대천은 상신리 서남쪽 꽃봉산 아래로 흘렀다고 한다. 그러던 하천이 대홍수가 나면서 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용대천을 새내라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마을 이름도 웃새내(上新), 가운데 새내(中新), 아래 새내(下新)라 부르게 되었다. 웃새내는 상신리에 있고, 가운데 새내와 아래 새내는 신월리에 있다.

신월리는 신월천의 중간지점에 있어 1946년 신월초등학교가 개교할 수 있었다. 1993년 2월 38회 졸업생까지 총 1천532명을 배출하고 분교로 격하되었다. 그리고 학생수 감소로 2007년 2월 폐교되었다. 신월리에는 1985년 5월 보건진료소가 설치되었고, 신월천 중류의 4개 마을 보건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평단리는 평신과 검단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평단리는 상대적으로 평지가 많아, 저수지가 많다. 그 중 평단저수지가 가장 크다. 그리고 신월천의 하류에 귀만리가 있다.
 

# 미원면을 지나 청천면소재지로 흘러드는 구룡천

구룡천

구룡천은 미원천 대덕리 좌구산(658m) 아래에서 발원해 운교리, 구방리를 거쳐 청천면 청천리로 흘러내려간다. 대덕리는 전형적인 산촌마을로 큰덕골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대덕리가 되었다. 구룡천은 운교리, 기암리, 구방리로 흘러간다. 운교리라는 행정명칭은 자연마을인 운곡과 석교에서 한자씩 따 만들어졌다. 운교리는 산촌 생태마을로, 함벽정(涵碧亭)이 있고 보건진료소가 있다. 기암리에는 2000년에 폐교된 기암초등학교가 있었다. 구방리는 청안면, 청천면과 경계지역으로, 구룡천에 구방교가 놓여 있다.

구방교를 지나면 구룡천은 선평리와 청천리로 흘러간다. 선평리는 구룡천의 남쪽에 있고, 청천리는 북쪽에 있다. 청천리는 청천면소재지로 목동리, 시장리, 창리의 3개 행정리로 이루어져 있다. 32번 국도와 37번 국도가 만나는 지점에 마을과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면사무소, 초등학교, 보건지소, 농협 등이 있는 목동리가 청천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시장리에 더 많은 사람이 산다.
 

청천시장

시장리는 본래 문앞들이라 불리는 들판이었다. 강평교(江坪橋) 주변에서 처음 장이 서게 되었고, 그 북쪽으로 장이 확대되면서 마을 이름이 장대리(場垈里)로 변했다. 그리고 5일장(1/6일)이 서면서 시장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싸전, 우시장, 대장간, 양조장, 공설시장 등이 시장의 중심이었다. 여기에 1940년 주자창이 생기며 시장리가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시장의 전성시대는 1960년대다. 그리고 1970년대 도로가 새로 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창리는 청천리의 서북쪽에 위치한다. 마을 뒤쪽에 청천의 주산인 매봉산이 있고, 남쪽으로 구룡천이 흐른다. 창리는 1765년에 발간된 '여지도서'에도 등장한다. 그것은 우암 송시열 선생과의 인연 때문이다. 우암의 묘소가 1757년 화성 무봉산에서 이곳 청천 매봉산으로 이장되었다. 매봉산에 우암 묘소가 있고, 마을 뒤편에 신도비(각)와 재실 그리고 은행나무가 있다. 우암의 묘소에는 2기의 묘비와 2기의 문인석, 2기의 망주석, 상석이 있다.
 

# 청안면을 흘러내린 압항천

압항천

압항천은 괴산군 청안면 문당리 칠보산(544m) 아래서 발원 부흥리에서 황암천과 합류한 후 동남쪽으로 흐르다 청천면 도원리에서 달천에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수계는 압항천 본류와 제1지류인 황암천, 소하천인 어룡천, 삼거리천, 절골천, 월문천, 백봉천, 운곡천, 문당천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천의 길이는 15km다.

압항천은 괴곡천으로도 불린다. 이들 하천이름은 하천이 지나는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 압항리는 마을 지형이 오리의 목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문당리의 자연마을이다. 괴곡리는 운곡리에서 가장 큰 자연마을로, 큰 느티나무가 있어 괴곡 또는 괴실로 불렸다. 압항천이 황암천과 합쳐지는 부흥리는 부흥장이 설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그것은 부흥에서 19번과 37번 국도가 갈라지기 때문이다.

황암천은 괴산군 청안면 장암리의 송인산(588m) 남쪽에서 발원하여 황암리, 청천면 지경리, 부성리, 삼락리를 지난다. 이후 남쪽으로 흐르다 청안면 부흥리에서 압항천에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하천의 이름은 황암리에서 유래했다. 수계는 황암천 본류와 장척천, 생골천, 기골천, 집실천, 홍지골천, 담안천 등의 소하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천의 경사가 비교적 급한 편이다. 하천의 길이는 10km다. / 이상기 충북학연구소 객원연구원, 중심고을연구원장,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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