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북한팀 참가가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충북도가 지난 달 북한 체육계 유력인사와 팀 초청 가능여부를 통일부와 협의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는 6월 중 대북교류신청서를 북한에 내는 한편 올 하반기에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북한을 방문, 전국체전 참가를 위한 구체적 실무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지난 해 북한 선수단이 참가함으로써 한반도 남녘땅을 통일에의 뜨거운 열망으로 달구었던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의 흥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도민들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응원단을 태우고 분단 이후 최초로 부산 다대포항에 입항한 만경봉호가 전 국민들에게 확산시켰던 뜨거운 동포애를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충북도가 북한 초청을 검토하게 된 것은 한민족의 대통합을 상징하는 이벤트로 내년 전국체전을 치러내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잘린 한반도 허리를 잇는 상징적인 노력으로 북한팀 초청 방안을 마련, 박명철 북한 IOC 위원을 비롯한 체육계 유력인사와 친선경기를 펼칠 선수단 1~2개 팀, 그리고 예술단이나 교류단의 방문 등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또한 종전까지 마니산에서만 이루어졌던 성화채화 방식도 바꿀 것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등 도내 3곳의 국립공원과 마니산, 백두산, 한라산 등 모두 6곳에서 채화해 점화함으로써 전국체전이 갖는 상징적 통합성을 한층 부각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다.
 북한측의 전국체전 참가는 특히 최근 북한 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날카로운 대립각을 내세우고 있는 북한 당국의 태도를 감안할 때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포츠와 문화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접촉과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화해 분위기를 유지시켜나가는 것이 남북 평화공존에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북한측의 전국체전 참가가 꼭 성사되길 바라는 것이다.
 북한측은 오는 8월 21일부터 11일간 대구 광역시와 경북 7개 도시에서 열리는 지구촌 대학생들의 대축제인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선수단 파견 의사를 밝힘으로써 북핵문제 등 정치적 사안과는 별개로 남한측과의 지속적 교류를 진척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이 같은 점에서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북한팀 참가가 성사된다면 지난 63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돼 90년 통일축구,91년 탁구와 청소년축구 단일팀 구성,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시입장에 이어 2002년 아시안게임의 감격으로 이어졌던 남북 스포츠 교류의 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국 팔도의 문물과 사람이 모여드는 국토의 중심부, 충북에서 열리는 내년 전국체전이 북한팀 참가를 통해 민족화합의 대제전으로 승화되기를 기원한다. 이를 위해 이미 도 1차 추경예산안에 2천만원의 대북사업비를 편성하는 등 준비작업에 들어간 충북도가 일의 성사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한다. 대내외적 돌출변수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좀 더 면밀한 검토와 철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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