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안에 사내아이가 태어나 온 집안이 말할 수 없이 기뻐하였다. 아이의 부모는 만 한달이 되었을 때에 아기를 안고 나와 손님들에게 보여 주었다. 말할 것도 없이 사람들로부터 한가지씩의 덕담을 듣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한사람이 말하였다. 『이 아이는 장차 돈을 많이 벌게 되겠군요』라고. 아이의 부모는 이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고마워 했다. 또 다른 한사람이 말을 하였다. 『 이 아이는 장차 큰 벼슬을 할 것입니다』라고. 이 사람은 몇 마디 겸손해 하는 말을 되받았다.
 또 다른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아이는 장차 죽게 되겠군요』라고. 이 사람은 여러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죽게 될 것이라 말한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고, 부자가 되거나 높은 벼슬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말은 거짓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거짓일 가능성이 많은 말을 한 사람은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고 필연적인 말을 한 사람은 뭇매를 맞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의 부모에게 거짓말도 하지 않고 매도 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러려면 이렇게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아아! 이 아가야! 보시오! 얼마나… … 아유! 하하하!』<魯迅/ 立論 중에서>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했듯 말은 때와 장소를 가려 해야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아무리 필연적인 것이라 해도 어린 아이에게 「장차 죽게 되겠다」라고 하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하며 해서는 안되는 말이다. 또 설령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해도 어린 아이에게 「부자 되겠네요」 「틀림없이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라는 말은 해주어야 하며 해야할 말이다.
 어느 공직자가 해서는 안될 말을 위한 10가지 충고란 글을 인터넷에 올린적이 있다.
 「잘 해봐라」는 비꼬는 말. 「난 못하겠다」는 책임 없는 말. 「그건 해도 안된다」는 소극적인 말. 「네가 뭘 아느냐」는 무시하는 말. 「바빠서 못한다」는 핑계의 말. 「잘 되어가고 있는데 뭐 할려고 바꾸냐」는 안일한 말이란다.
 또 「이 정도면 괜찮다」는 타협의 말. 「다음에 하자」고 미루는 말. 「해보나 마나 똑 같다」고 포기하는 말. 「이제 그만 두자」는 의지를 꺽는 말 등이라고 충고 했다.
 요즘 참여정부 일부 관계자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하는 말들이 세간에 화제다.
 정부 고위 관리자들의 자기중심적 언어구사는 그렇다치고, 일부 장관들의 말 바꾸기는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중 백미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18행사추진위원회 간부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무리 국정현안 곳곳이 꼬이고 뒤틀렸다해도 4천7백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를 보위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어떻게 『… 못해 먹겠다』고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말을 아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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