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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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아침뜨락 김전원] 정년을 앞둔 대학후배에게 퇴임 후에 함께 호스피스로 봉사활동을 해보자고 권유를 했더니 "그동안 구속된 직장생활이 얼마나 지겨웠는데, 천신만고 끝에 얻은 이 소중한 자유를 포기하라고 하십니까? 고맙습니다만 배려해주시는 선배님의 따뜻한 마음만 받겠습니다"라며 극구 사양을 한다.

고3의 아이에게 대학은 사범계열로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하니 "아빠는 제가 제도권의 통제와 누군가의 감시를 받으면서 살면 좋겠어요? 저는 10여 년간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아왔지만, 제가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은 하나도 안 그르쳐 줬어요. 공부하기 싫은 것을 가르치느라고 고생하는 선생님이 전 싫어요! 그냥 자유인이고 싶어요.'

그렇게 갖고 싶어 하는 자유, 우리는 얼마나 누리고 있는가? 완전한 자유가 있는가? 자유로의 길을 배우고 익혀 실천해야할 학생들은 학생이라는 굴레(學則)의 통제 때문에 자유를 누릴 수 없다고 한다. 통제를 위해 제약되는 자유를 빼고 나면 학생들은 숨 쉴 자유밖에 없는 것인가? 어떤 목적을 위한 제한된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자유는 누구도 강요나 억압 하에 있지 않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행동하며, 외부의 제약을 받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상태로서의 평화와 함께 이해되고 있다.

남다른 종교관을 가지고 있는 어떤 성직자는 신자들의 일상에 불편을 주지 않고, 서로 간섭하지 않으며, 그저 절대자가 준 생활지침의 효과적인 실천방안을 함께 의논하고,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자신의 결정대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삶을 실천하게 하니 볼품없는 시설임에도 친구들과 함께 심신수련과 수양 차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는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자유롭고 바람직하게 다듬어 주는 것이 종교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 주변엔 온통 행동이나 의식을 제약하는 것들이 참 많다. 자고이래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치를 위한 각종법률과 시행령과 규칙이나 조례 등으로 자유란 말이 위력을 상실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정치와 행정의 규제, 도덕과 질서, 차이와 차별, 학지혈연의 고리, 가정과 학교, 종교와 이념, 계층과 노사, 자생조직 내의 갈등, 등이 나름 자유를 보장한다지만 그 보장조건은 자유를 구속하는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폭력으로 표출되고 있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사람들은 왜 절대 불가능한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것일까! 인류의 생존사회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린 이는 아무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용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므로 완전한 자유는 완전한 용서가 전제되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려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다 용서하고 수용 허락해야 하는데, 정체성과 체제유지, 변화 발전을 위한 국민통제와 생존권 보장 등은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 것인가!

조건(責任)없는 자유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일만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완전한 자유가 보장된다는 천국에도 입장에서부터 생활수칙이행조건에 동의를 해야 한다는데, 오합지졸의 마구 세상에 천지구분 못하는 벌거숭이 자유를 그냥 내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질풍노도의 강력태풍도 기후의 통제를 받아 소멸된다.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사람이니 제발 자신의 능력으로 책임질 수 있는 만큼의 자유를 누리길 간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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