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김준기 충남본부장

청양군의회 전경 / 연합뉴스
청양군의회 전경 / 연합뉴스

[중부매일 데스크진단 김준기] 최초라는 단어는 왠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아마도 맨 처음 마주하는 신선함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청양군의 지방자치 역사에도 뜻 깊은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청양군의회 최초의 여성의장이 탄생한 것이다.

혹여 어떤 이들은 여성 대통령이 나온 마당에 그깟 지방의회의 여성의장이 '무슨 대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중앙, 지방 가릴 것 없이 여성에게 있어 정치판은 한참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여성을 일정 부분 공천한다는 정당의 당헌·당규가 있고, 선거 때만 되면 여성과 청년층의 정계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난무하지만 지금까지 지켜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방자치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각 정당에서 공천을 받고 시·군의원에 도전하는 여성후보가 가뭄에 콩 나듯 눈에 띄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럼에도 여성의 정계 진출이 활발해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전적으로 선심 쓰듯 챙겨주는 비례대표 때문이다. 

여성에게 이처럼 냉정한 정치판에서 그것도 보수적인 색채가 어느 곳보다 강하기로 유명한 청양에 군의회 최초의 여성의장이 등장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군민이 변했고, 그로인해 군의회도 한층 성숙해 가고 있다는 반증이어서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물론 최초의 여성의장이라고 해서 2년의 임기 동안 꽃길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도리어 의원정수가 1명 줄어 상임위 대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하고, 전체 의원 7명 중 초선의원이 5명이나 되는 등 만만치 않은 난관이 이곳저곳에 포진해 있다.

또한 청양에서는 보기 드물게 군수와 의장의 소속 정당이 다른 것도 눈길이 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구기수 의장의 뚝심이 예상외로 탄탄하기 때문이다.

김준기 충남본부장
김준기 충남본부장

구 의장은 최근 중부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똑 부러지게 향후 의정방향에 대해 밝혔다.
의회와 행정이 상호 보완과 견제의 역할에 충실해야만 청양군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만큼  집행부의 올바른 정책에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겠지만 군민의 염원을 저버릴 경우에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견제와 감시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방자치는 소속 정당이 아니라 지역 현안이 우선이라는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겠다는 뜻이다. 심지가 굳은 여성의장에게 필자는 한 마디만 당부하고 싶다.

"최초에 만족하지 말고 최고가 되라", 지금의 청양이라면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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