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를 다루기 위해 북·미·중 사이에 3자회담이 개최되었다. 예상대로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서 북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사회가 한국이 배제된 북중미 3자간 회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한국이 배제된 상황은 잘못된 것이며, 참여하지 못한 우리 정부는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면 북중미간 3자회담과 북한의 핵무장을 방지하려는 우리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까.
 3자회담에 나선 북한, 미국 및 중국의 입장을 보면 상황의 이해는 용이하다. 북한은 체제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자 한다는 주장이며, 체제의 위험은 미국으로부터 오므로 북미회담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이다. 북한에게 한국은 불편하고 장애만 되는 경쟁상대이므로 배제하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보유가 그들의 세계평화전략에 反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한국과 상관없이 미국에게 북한의 핵보유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북핵 방지를 위한 미국의 선택에는 전쟁부터 대화에 이르는 모든 방법이 포함되며, 한국의 배제도 가능하다.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이 동북아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것을 경계한다.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는 것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그들의 안보에도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계하는 일본 및 러시아와의 경쟁도 여기로부터 파생될 수 있다.
 결국 3자는 북한핵을 연결고리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3자회담은 한국이 효과적인 대북 견제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함으로서 배제당하는 상황을 미, 중이 수용하여 성사된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한국배제가 이들의 중대한 국가이익을 침해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 한국의 참여배제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우리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평화유지를 절대가치로 삼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도 여기에 저촉되는 것이므로 문제가 된다. 북한의 핵개발이 저지되어 한반도 평화가 구축된다면, 우리의 회담참여가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도 수용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북한의 핵개발을 용납할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가 참여하지 않는 3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핵무기개발 견제의 비용은 그들의 몫이어야 한다. 실제로 북한은 현실적으로 중국의 도움없이는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 식량과 에너지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체제의 안전도 중국에 의해 도움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3자회담 참여를 우리가 구걸할 필요는 있을까? 이 경우 우리의 참여 대가는 매우 커지게 된다. 이 상황을 고려하여 외교부 장관은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가운데 결정되는 사안에 대해 어떠한 부담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리가 북한의 핵무장 절대 불가를 미, 중에 요구하고, 북한에 대해 협력과 지원을 지연시킨다면 3자회담 배제에 대해 최소 대응은 되지 않을까. 때마침 식량과 비료를 얻기 위해 북한이 요청한 남북장관급 회담이 개최된 바, 여기서는 북핵을 반대하는 우리의 강력한 의사가 식량제공에 앞서 전달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만이 우리시민은 정부가 회담을 구걸하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북핵 방지를 관철하는 소극적 선택이나마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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