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중부매일 중부시론 류연국] 더워도 너무 덥다. 입추가 벌써 지났는데도 불볕더위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기상이변은 한반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미국도 불볕더위로 인한 산불로 난리이고 캐나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으며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북극의 기온이 15도를 오르내린다며 모기떼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충북지역 온열질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온열질환자 발생 비율이 전국 평균인 3.1%보다 훨씬 높은 5.6%에 이르고 있어서 걱정이다. 충북이 더위에 대한 건강지수조차 좋지 않다는 의미이다.
의료분야 전문 컨설팅 회사인 엘리오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 건강지수는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13위이고 충남은 14위로 모두 하위에 머물러 있다. 엘리오는 정부 자료를 바탕으로 건강성과, 질병예방, 의료효율성과 의료공급의 영역에 대한 지표를 분석하여 지자체별 순위를 발표했다. 광역자치단체 중에는 광주광역시가 1위이고 강원도가 꼴찌인 16위이다.
충북의 4가지 지표는 건강성과 11위, 질병예방 12위, 의료효율 11위, 의료공급 12위로 모두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으며 충남 또한 비슷하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충청권의 건강지수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충청권 주민들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 결과인 것이다. 건강성과는 주민들이 오래 살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며 지역 내 환자가 적어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는 일수가 짧은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충북은 11위이고 10만 명당 대장암 환자 수는 15위이며 위암은 12위, 폐암은 11위이고 당뇨병 환자 수는 11위, 고혈압 환자 수는 12위 수준이다. 기대 수명 또한 전국 평균보다 떨어지는 12위에 불과하다.
지역 내 의료진 및 의료기관 수가 충분하고 지역 예산 내 복지 예산 비중 정도를 나타내는 의료공급에 대한 평가는 광역시 지역이 대체로 높게 나타나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충북은 12위이고 10만 명당 의사 수는 11위 수준이다. 외래 진료비는 14위이고 입원 진료비 또한 14위로 충북 도민이 진료비는 많이 지출하고 있음에도 건강지수는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신뢰할 만한 상급 의료 기관이 부족함을 나타내는 입원진료관내이용률이 13위로 매우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충북 도민은 신뢰할 만한 상급 의료기관이 부족하다고 여긴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50번째 주로 편입된 하와이가 미국에서 가장 건강한 주민이 거주하는 주가 되었다. 이는 건강 보험의 무보험자 비율이 미국 평균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1차 진료가 가능한 지역의료센터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의료비가 다른 주와 비교하여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의료 접근성이 가장 우수하여 건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의 경우도 의료 접근성이 우수한 대도시 지역의 기대 수명이 높고 의료 이용을 하진 않는 날수를 나타내는 건강일수 또한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충북의 경우는 건강일수 순위가 10위이고 충남은 13위로 저조한 편이다.
우리 국민 모두의 건강은 중앙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야 하지만 이에 더하여 지자체가 건강하게 장수하는 지역으로 만들어 가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특히 신뢰할만한 상급의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의 입원진료관내이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의 건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계도하는 것 또한 중요한 지자체의 할 일이다. 충북의 경우에 흡연율은 11위이고 비만 인구율은 13위이다. 흡연과 비만이 건강과 장수에 치명적인 유해 요소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곳이 중앙 정부만이 아니라 지자체 또한 큰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알아야 한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지역이라면 누구든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건강하게 장수하는 지역에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