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해진 청주시문화재단 개혁 방안은]
上. '기획사' 노릇 언제까지?
1~2년사이 행사에만 70억...연속성 없고 직원 업무과중
지역 예술인 공감도 못얻어...인프라 구축 지원역할 우선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중부매일DB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설립 18년째를 맞고 있지만 당초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단은 '문화산업'으로 시작했지만 '문화예술'과 '국제행사'에 더 치중해 몸집이 커질대로 커져 조직 정비와 인적 쇄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2년마다 열리는 청주공예비엔날레 등 국제행사 지원 명목으로 직원들을 투입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가 힘든 구조라고 입을 모은다.

전 사무총장의 직원채용 시험 문제 유출이라는 일탈행동과 10여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문화산단 안팎에 포진된 '선피아'들의 갈등과 암투가 촉발한 청주시의 혁신기획단 가동과 맞물려 업무와 조직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 편집자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당초 설립 취지인 '지역 문화산업 육성 및 지역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본질적인 업무보다 이벤트 위주의 보여주기식 1회성 행사에 조직 역량을 쏟아부어 '문화산업 인프라' 축적보다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제대로 운영 되려면 다른 지역의 재단들처럼 지속 가능한 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해 예술창작 및 활동지원, 정책연구, 문화공간운영, 교육지원 등 지속가능한 시민들의 문화 서비스를 위해 '지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청주문화재단의 실무적 역할을 들여다 보면 청주문화재야행, 동아시아문화도시, 젓가락페스티벌 등 이벤트 업체들이 할만한 행사성 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2년마다 열리는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직지코리아 행사 직원 파견 등 국제행사 수행과 인력 지원도 재단의 몫이다.

이러다보니 비정규직을 포함한 인력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인건비 등 재단 운영에 필요한 2018년 경상비가 38억에 달하는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7월 26일 도심 골목길 속 문화재를 탐방하는 청주야행 '밤드리 노니다가'에 참여한 시민들이 청주 중앙공원 망선루 앞에서 판소리 공연을 관람하며 늦여름 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신동빈
7월 26일 도심 골목길 속 문화재를 탐방하는 청주야행 '밤드리 노니다가'에 참여한 시민들이 청주 중앙공원 망선루 앞에서 판소리 공연을 관람하며 늦여름 밤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신동빈

행사 경비로 지출하는 예산도 만만치 않다.

2017년 청주공예비엔날레 행사에는 57억을 투입됐다. 여기에다 청주문화재야행 행사에 재단은 2017년 7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젓가락페스티벌, 동아시아문화도시 등 1~2년 사이 크고 작은 행사에 투입한 예산만해도 70억원 규모에 달한다.

지역 문화계 A씨는 "매년 의미없이 똑같은 행사로 발전 가능성 없는 이벤트성 축제로 소모적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하고 "젓가락 페스티벌을 한다면 청주 젓가락에 대한 문화적 의미와 산업을 결합해 '청주 젓가락'이란 생산의 메카로 만들어 경제활성화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인근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인프라와 예술인들을 연결해 대전만의 지역콘텐츠를 개발하고 사업 고유성 강화 및 관련 학계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아티언스 대전' 프로그램을 운영해 예술인들에게 장기적 지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젓가락 경진대회 / 청주시 제공
젓가락 경진대회 / 청주시 제공

A씨는 "우리 지역의 축제를 이벤트성으로 했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산업이 만나는 지점을 적절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벤트성 축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산업화, 수익화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주시청에서 이 분야 업무를 맡았던 중견간부 B씨는 "사업이 끝나면 사장되고 없어져 버리는 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나누고 같이 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B씨는 "설립 목적대로 문화산업 육성에 충실해야 하고, 지역의 문화를 지원하는 데 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승길 재단 본부장은 "비엔날레 업무까지 맡고 있어 그쪽으로 인원이 빠지다 보면 다른 직원들의 업무량이 많아지고 과제 수행의 연속성이 없다보니 힘든 상황"이라며 "이 부분이 먼저 해소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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