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3학년이 되더니 “우리 반은 공부해서 남 주는 반” 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농담을 하는 줄 알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정한 급훈이라고 한다.
 흔히들 공부해서 남 주냐고 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선생님이구나 싶었는데 정성 드려 쓰신 가정통신문을 보고서야 ‘아하’ 하는 깨달음이 왔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는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도록 한 달에 한번은 고아원에 가서 봉사하는 날로 운영하겠으니 양해를 바란다며 굳이 반대하시는 자제는 제외하겠다는 서신이었다.
 다 열거하기도 긴 잇따른 파업이 계속되니 국민들은 불안하다. 이러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모두 등 돌리고 북 핵으로 인한 무서운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하는 방정맞은 생각까지 든다. 당사자들이야 다 이유 있는 항변이겠지만 기존에 먼저 신축한 학교의 증축까지도 학습권은 아랑곳없이 조망권 운운하며 연명서를 작성하여 반대하는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하다보니 이러다간 떼~한민국이 될 것 같다는 신문사설에 공감이 간다.
 조폭을 단속하는 경찰에게 왜 단속하느냐고 붉은 띠 매고 데모하는 시사만화는 우리를 쓴웃음 짓게 한다.
 수능 한 문제가 당락을 가를 수도 있기 때문에 봉사를 반대하는 부모도 있지만 바로 앞 만보고 멀리 내다보지 못한 우리네 교육관이나 가치관이 이제 와서 이런 사회 현상을 불러 온 것은 아닌가 싶어 훌륭하신 선생님을 만났으니 봉사도 열심히 하라고 했다
 집에서는 1분을 왜 허비하느냐고 닥달하는 부모들도 공청회 연사로 나가서는 인간성이 되어야 한다며 이중적인 잣대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쓰는 것이 우리들의 이기심이다.
 그래도 충청도 양반 소리를 들어온 우리 고장에서는 이런 일을 접하지 않았으면 했는데 '충북도 의회 - 도 정면충돌 양상'이라는 1면 기사를 보고 가슴이 답답해 온다.
 건교부가 호남고속철 재 용역 결과 천안역을 분기점으로 한다는 발표로 순한 사람 화나면 더 무섭다는 듯 소외된 충북인들 항의로 공청회가 열리지 못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이렇게 산적한 현안 앞에서 도와 의회를 비롯한 모든 충북인들이 단합해도 힘든데 지엽적인 문제로 내부분란이 이는 것을 혹시나 다른 지방사람들이 볼세라 신문을 얼른 치워보지만 눈감고 아웅하는 식이다.
 기사대로라면 의회가 이번 인사배제와 지역 개발비 삭감 등으로 인한 불만으로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심의 의결 기능을 강화하겠다는데 그것은 의회 본연의 의무가 아니었나?
 아이들이 친할 때는 네 것 내 것이 없다가도 싸우고 나면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아 사회 지도층의 처세로 보기에는 너무 민망하다.
 7대 의회가 출범한 지도 1년이 되었는데 행정 이해와 업무연찬으로 확실한 견제를 하되 도민을 위한 일이라면 높은 득표율로 재 신임을 받은 집행부와의 적극적인 협조가 바람직할것 같다.
 인사권이야 고유권한이고 우선순위가 있는 것인데 이번에 좀 서운했었다는 농담정도로도 충분한 의사전달이 될 터이고, 동향이라 역 차별 당했다는 여론이 다음에는 어려운 결정을 쉽게 도와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는 군자”를 의정활동에서 기대한다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물정 모른다고 할지.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점과 신 행정수도유치 등 시급한 현안해결에 도와 의회를 비롯한 모든 도민들이 철옹성같이 단합해서 지방자치시대의 충북인은 도저히 못 말린다는 기사를 보고 싶다.
 “뭉치면 산다”는 흘러간 구호가 그립다.
 
/ 충북전산기계고행정실장 이 영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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