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괴산군 농업기술센터(소장 김흥기)가 지난 3월부터 문광면 유평마을에서 농촌어르신들의 생산적 여가활동과 다양한 공동체 문화활동 지원하는 '농촌어르신 복지생활실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괴산군청 제공<br>
괴산군 농업기술센터(소장 김흥기)가 지난 3월부터 문광면 유평마을에서 농촌어르신들의 생산적 여가활동과 다양한 공동체 문화활동 지원하는 '농촌어르신 복지생활실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 사진은 칼럼과 무관합니다. /괴산군청 제공<br>

[중부매일 기고 정석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다. 게다가 여름가뭄 마저 심상치 않은 단계에 와 있다. 전국의 농촌들녁은 각종 월동채소류 파종시기를 앞두고 있다. 행여 적기농사에 차질이 생길까 하는 걱정에 농심(農心)도 대지와 함께 타들어 간다. 폭염은 농작물과 더불어 가축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강한 햇볕에 노출된 사과 등 과수 열매들이 화상을 입어 변색되고 썩는 햇볕데임(일소현상)과 열과가 발생하면서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작업 특성상 야외나 비닐하우스 등 햇볕에 노출된 채 일을 해야 하고 육체적 노동강도가 강한 일은 특히나 고령농업인들에게는 가장 큰 고통이다. 또한, 대다수 농업인이 고령화로 장비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돼 파종시기마져 놓치고 있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단면일 것이다.

작년 기준 65세이상 농업인이 48.8%를 차지해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여년 후에는 우리의 농업·농촌이 유지될 수 있을지 심히 우려가 된다. 고령화뿐만 아니라 농업인구의 감소, 영농인력 부족, 농지가격 상승, 농산물가격 등락, 농촌 환경훼손 등 지속가능한 농업경영을 위해 어느 것 하나 가벼이 넘길 사안들이 아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후계농업인 육성일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지자체 및 지역사회가 후계농업인 육성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함께 손을 맞잡아야 한다. 농업·농촌의 문제는 농업인과 농업관련 산업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남의 집 불구경처럼 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이제껏 청년농업인 양성의 산실이었던 전국의 농업계 고교와 농업관련 대학이 사회적 문제로 후계영농인을 창출하는 산실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영농의지를 갖고 귀농하고자 해도 농촌의 지가 상승으로 인한 농지 매입, 비료 등 영농물가 상승으로 그 사정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한 조례'등을 만들고 입법을 해서라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해줘야만 한다.

올해부터는 청년들의 '창업농 지원사업'과 관련교육을 시행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전국의 농협교육원 및 강의장에서 영농창업 목표의식 고취와 청년 창업농으로서 필요한 인성 및 소통 능력 제고를 위한 '청년창업농 필수교육' 또한 뜨거운 열기속에 이뤄져 전국의 청년농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으며 하반기에도 지속될 예정이라고 한다.

필자도 지난 8월초 수료한 청년 창업농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였다. 이들은 올해 처음 정부정책으로 시행된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되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 정부로부터 영농정착지원금을 받는 첫세대인 셈이다. 이들은 청년창업농으로서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도전 성공사례 만들기'프로그램을 이수했을뿐 아니라 오늘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농업경영의 변화를 살펴보고 미래비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경영전략모델중 하나인 SEE(보는 시각)-DO(하는 행동)-GET(얻는 결과)를 활용하여 자신의 미래농업경영 청사진을 만들도록 직접 체험했으며, 또 영농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지녀야 할 미션, 비전, 가치체계에 대해서도 스스로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의 뜨거운 도전열기를 느끼면서 우리 농촌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최근 어려운 농업환경속에 취임한 농식품부장관은 "청년농을 2% 늘리고 농업에 4차 산업혁명관련 기술 투자도 확대하겠다는 당찬 취임포부를 밝혔다. 이런 정책과 교육과정이 쏟아져도 결국 농업에 뜻을 두고 참여하고자 하는 젊은이가 많아져야 실질적 효과가 있음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이땅의 젊은이들이 농업을 업(業)으로써 도전할 수 있도록 모두가 지원하고 응원해야 할 골든타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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