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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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기고 유종열] 은혜를 입고도 갚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인간이라 한다. 이 배은망덕한 인간의 인생이 잘될 턱이 없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 사람은 예외없이 은혜에 보은한 사람이다. '받은 상처는 모래에 기록하고, 받은 은혜는 대리석에 새기라.'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받은 상처를 모래에 기록하라는 말은 지금까지 상처를 준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라는 의미이고, 은혜를 대리석에 새기라는 말은 감사의 마음을 키우라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2차 대전 때 굶주림과 두려움에 떨면서 힘든 유년시절을 보낸 한 여자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가난한 환경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성장했다. 특히 전쟁 중이라 먹을 것이 없어 아사 상태에 이르렀다. 그때 한 구호단체의 도움으로 음식을 받았다. 그렇게 구호품에 의지하여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구호품으로 어려운 시절을 극복한 소녀는 훗날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성장한 '오드리 헵번'이었다. 그리고 1954년부터 꾸준히 기부에 참여한 그녀는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등의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직접 찾아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오드리 헵번은 말했다. "절망의 늪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었습니다. 이제 내가 그들을 사랑할 차례입니다. 내가 받았던 사랑의 빚을 갚을 차례입니다. 나를 구해준 단체를 위해 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나는 정말 기쁩니다." 사랑은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고, 사랑은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다. 오드리 헵번 또한 사랑의 손길이 없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베풂이 없었다면 우리는 명배우의 화려한 연기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오래전 미국의 보스턴시에 살던 꿈 많던 청년 '스트로사'는 사업자금을 빌리기 위해 '바턴'이라는 부자를 찾아가 2천불을 빌려달라고 했다. 갑자기 찾아온 청년의 말에 바턴은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청년에게는 담보로 내놓을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가진 것은 오직 패기와 열정뿐이었다. 하지만, 바턴은 그 청년의 패기를 한번 믿어 보기로 했다. 주변 사람들은 만류했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에게 투자하는 마음으로 선뜻 무담보로 2천 불의 거금을 빌려준 것이다. 그리고 바턴의 무모한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트로사는 사업에 크게 성공하였고 충분한 이자와 함께 부채도 갚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있은 지 10년 후에 세계적인 대공황이 왔으며 바턴이 운영하던 회사도 도산할 지경이 되었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스트로사는 바턴을 찾아와 물었다. "선생님, 현재 갚아야 할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요?" 이번에는 제가 그 금액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트로사의 말에 당황한 바턴이 말했다. "아니, 오래 전에 당신에게 빌려준 2천 불은 다 갚지 않았습니까?" 이 말에 스트로사는 바턴에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빌려주신 돈은 지난 시절 모두 갚아 드렸지만 제게 도움을 주셨던 그 은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의 2천 불로 장사를 해서 오늘 이렇게 큰 부자가 되었는데 이것은 돈으로 갚아진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덕분에 바턴은 재기할 수 있었고 이 두 사람은 모두 사업에 크게 성공했다. 은혜를 입은 자는 감사의 마음을 키우고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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