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지대계'도 못 되는 대입제도
'십년지대계'도 못 되는 대입제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8.21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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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진단]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수능전형비율 30% 이상 확대 권고, 국어ㆍ수학ㆍ직업탐구에 공통+선택형 구조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수능전형비율 30% 이상 확대 권고, 국어ㆍ수학ㆍ직업탐구에 공통+선택형 구조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중부매일 데스크진단 김금란] 대학입시 정책이 또 바뀌었다. 2013 '대입제도 간소화' 방안 이후 5년만이다. 백년대계(百年大計)는 고사하고 십년대계(十年大計)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대입제도의 일대 개혁을 이루겠다며 전에 없던 공론화를 거쳐 2022학년도 대입개편 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결론을 내려 시간과 비용을 비용을 들여가면서 만들어낸 결과라고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미래형 인재를 길러낸다는 새 교육과정의 취지와 정시모집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을 어정쩡하게 봉합한 모양새다. 더구나 개혁은 차치하고 혼란과 논쟁만 가중시켰으며, 교육계 진보·보수단체는 물론 학부모들까지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시 확대·축소를 주장했던 학부모 모두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결정"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공론화 결과에 따라 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모집 비율을 높이면서도 대학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 현행유지에 가까운 소폭 확대를 택한 새 입시제도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와 취지와 엇박자를 내게 됐다.

교육부는 인문사회·자연과학적 소양을 고루 갖춘 인재를 키우고 수업을 학생 참여형으로 바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목표하에 2015년 교육과정을 개정했다. 문·이과는 통합하고, 성적에 맞춰 진학하는 진로·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교과목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번 대입개편은 2015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배우는' 방식이 달라졌으니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수능 절대평가가 무산되고 정시모집 확대라는 새 기조가 생기면서 과정 중심 평가라는 교육과정의 취지는 무색해졌다. 수능의 경우 일제고사 형식의 객관식 시험이라 학생의 발달 과정을 측정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능 과목구조도 교육과정과 어긋나게 바뀌었다. 고교 1학년들이 배우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은 문·이과 통합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게 수능에서 제외됐다. 당초 사회탐구 가운데 1과목, 과학탐구 가운데 1과목을 택하게 하는 방안이 고려됐던 탐구영역 또한 기존과 같이 모든 선택과목 가운데 2개를 택해 치를 수 있도록 결정됐다.

학생들의 수험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도 무색해졌다. 수능은 2학년 과목(일반선택과목)에서 출제되는데 수학·과학계의 반발에 밀려 교육부는 주로 3학년 때 배우는 심화 과목인 기하와 과학Ⅱ를 수능에 선택과목으로 뒀다. 현 정부의 주요 공약인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차기 정부인 2025학년도로 밀린 것 또한 교육과정의 취지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한 결정이라는 비난이다.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김금란 부국장 겸 교육부장

첫 수능은 1993년 8월과 11월 두 차례 시행됐지만 두 시험 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이듬해부터는 연 1회 시행으로 바뀌었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은 1997학년도에 도입됐으며, 2002학년도에는 수능 성적 우수자를 주로 선발하던 특차모집이 폐지되면서 다양한 특기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 비중이 늘기 시작했다. 2008학년도에는 입학사정관제가, 2014학년도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됐다. 수능 도입 후에도 입시제도는 수차례 개편됐다. 적응도하기 전에 제도가 바뀐 형국이다. 그때마다 혼란을 겪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다. 대입제도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땜질식으로 고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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