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중 칼럼] 국장겸 대전본부장

충북 일자리 용역결과 주력·비주력 산업간 공급 인력편중 등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부매일 DB
충북 일자리 용역결과 주력·비주력 산업간 공급 인력편중 등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김강중 칼럼] 살인폭염이 물러가고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다. 곧 태풍 솔릭이 닥친다고 한다. 기상이변과 태풍이야 자연의 이치이니 이겨내면 될 일이다. 하지만 가뭄처럼 타들어가는 민생(民生)을 어찌할 것인가. 우리 속담에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 없다'고 했다. 옛날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고 흉년과 기근이 들면 임금도 구제를 못했다. 우리는 IMF,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빈한가구가 크게 늘었다. 가난은 개인의 능력보다 불공정 구조 때문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20년이 흐른 오늘, 작금의 상황이 환란(換亂) 전만큼 심각하다. 정부와 기업의 방만과 방심이 IMF사태를 초래했다. 당시 대기업의 부도, 대량 실업, 주식과 집값 폭락, 환율 폭등은 20%대 고금리로 번졌다.

지역의 많은 향토기업도 한순간 쓰러졌다. 중견 영진건설이 부도났다. 충청은행은 하나은행에 합병됐다. 또 중앙생명, 중부리스, 한길종금 등이 무너졌다. 대전백화점이 부도났고 동양백화점은 매각, 세이백화점도 워크아웃 아픔을 겪었다.

요즘 경제인들은 IMF사태 전 보다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그 근거는 매출 급감과 고용 쇼크다. 대전 중앙시장과 시청 주변 핵심 상권도 빈 점포가 늘고 있다.

취업 포기 구직 단념자는 55만명에 달한다. 20대 청년실업만 아니다. 30·40대 일자리도 급감했다. 40대 일자리가 전년동기비 15만명 감소했다. 제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과 자영업자 붕괴 탓이다. 향후 가정의 위기는 물론 사회문제가 될 것은 관화한 일이다. 이런 통계는 공황 직전 단계라도 무방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이 영향을 끼친 결과다.

내수부진의 장기 복합불황도 걸림돌이다. 대기업은 사내 유보금이 700조원 달하나 부채 많은 서민들은 금리인상에 떨고 있다. 1천500조가 넘는 가계부채로 쓸 돈이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가계 빚은 매달 10조원씩 늘고 있다. 빚으로 연명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정부 부채 1천450조원에 민간, 공기업, 지자체 등 도합 6천조원에 달한다. 다시 환란을 맞는다면 내놓을 금(金)도 없다. 가계파산은 IMF의 구제도 없다.

이처럼 우리 경제의 앞날은 어둡다. 실업난으로 실질소득 100만 원 미만, 생계가구가 13%를 넘어섰다. 250만명의 하우스푸어, 한계 가구 120만명,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는다. 벼랑에 몰린 자영업자 500만명도 뇌관이다. 이런 문제를 방치하고 4차산업 등 투자를 위한 규제 철폐는 말뿐이다.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임대료 인하와 세제지원 논의만 무성하다. 정권마다 기득권과 타헙하며 정권 연장에 몰두했다. 그저 외치(外治)를 중시하며 잇속만 나누다 공분을 샀다.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집권 2년 징크스는 현 정부도 다름 아니다. 고공행진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무엇보다 '친문'만 외쳐대는 여당 전당대회는 빈정이 상할 정도다. 특검 드루킹 수사도 속빈 강정이다. '친박', '진박'과 다를 게 무엇인가.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과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본말이 전도되고 몸통과 깃털을 구분 못하면 경제회생과 사회통합은 난망이다. 예상컨대 올해가 지나면 서민들 고통은 IMF 이상이 될 것이다. 운(運)도 공을 들여야 깃든다고 한다. 경제회생을 위해 각고의 공(功)을 들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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