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일종의 ‘친절 신드롬’이 확산돼가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진작부터 ‘친절’을 중요한 마케팅 전략 관점에서 접근한 사기업은 물론 병원이나 은행 등 민간·공공기관에서의 친절 분위기 정착과 함께 최근에는 관공서 등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행정자치부를 비롯, 각 자치단체가 주요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절운동 실천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료사회가 행정의 본령을 대주민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터넷 동영상을 통한 친절 교육을 실시하거나 민원인과 동료 직원들의 추천 혹은 외부 기관의 참여로 친절공무원 선정과 친절 부서 평가를 실시하는 등 ‘친절한 공무원’‘친절한 행정 서비스’ 실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성과는 민원인들의 긍정적 평가와 칭찬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당일 처리가 힘든 상황에서도 민원인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찾아 제시해주고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이를 해결해주는 경우나, 민원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서 도움을 주는 등의 감동사례가 자치단체 홈페이지에 올린 민원인들의 감사인사나 편지 등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 2분기 친절 공무원으로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음성군 금왕읍 현연희씨는 주민을 위한 친절서비스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거동이 불편하고 보호자가 없는 민원인의 경우 전화로 서류발급 신청을 접수, 직접 가정을 방문해 이를 전달하거나 생계가 어려운 민원인의 제증명 발급 수수료를 대신 납부해주었으며 미국 거주민의 요청을 받고는 오랜 호적 추적 끝에 이를 해결해주었다. 더욱이 이에 대한 답례로 받은 미화 100달러를 민원인 고향의 경로당 유료비로 전달함으로써 음성군은 물론 전체 공무원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11일 충북도가 선발 표창한 모범운수 종사자들의 미담·선행사례를 보면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시내버스라는 종전의 이미지도 조만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언제나 밝고 큰 목소리로 승객들에게 인사하는 한성운수 소속 한대식씨나, 정거장을 지나친 장애인 학생을 위해 직접 내려 길까지 건너게 도와주고 차비도 챙겨주었다는 동양교통 소속 박권순씨 등의 사례는 단순히 돈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기사-승객 관계가 친절을 매개로 한 소중한 인간관계로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본래 따뜻한 성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게 한국사람들이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처음엔 입이 안 떨어졌지만 지금은 승객들과 인사를 안 나누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한대식씨의 말은 ‘친절’이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개인의 특질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 꾸준한 노력으로 학습되는 것이기도 함을 잘 알려준다.
 가뜩이나 뒤숭숭하고 어수선한 세상에서는 더욱 확산돼야 할 게 바로 이 ‘친절 신드롬’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상대에 대한 존중을 담은 친절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밝게 만드는 특효처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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