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전국 산불 57건, 작년比 20배↑
충북도 "개청이래 첫 여름 산불상황실"

지난 6일 강릉시 성산면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강릉시 성산면 일대 민가로 화염이 덮치고 있다. 2017.05.07. / 뉴시스
지난 6일 강릉시 성산면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강릉시 성산면 일대 민가로 화염이 덮치고 있다. 2017.05.07. / 뉴시스

"한여름 산불방지 대책을 추진하고 상황실까지 운영하는 것은 충북도 개청 이래 처음입니다"

푹푹 찌는 폭염 속에서 산불이 잇따르자 서둘러 산불방지 대책본부를 꾸려 비상체제에 들어간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22일 이렇게 말했다.

도가 산불 상황실을 가동한 것은 지난 7월부터 때아닌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서다.

지난 19일 오후 1시 40분께 청주시 미원면 월룡리 야산에서 불이 나 국유림관리소 특수 진화대원·청주시 공무원 등 65명과 산림청 헬기 1대가 긴급 투입됐다.

찜통더위 속에서 특수 진화대원 등은 산불이 번지지 않도록 2시간여 동안 사투를 벌였다.

다행히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아 피해면적은 0.01㏊에 그쳤다.

이날 불은 주민 A(65)씨가 산 인근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불똥이 튀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 당국은 A씨를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입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이날 하루에만 충북에서 3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3건을 포함해 이달 들어 충북에서 4건의 산불로 0.08㏊의 임야가 탔다.

지난달에도 2건의 산불이 났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에 산불이 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 7∼8월에는 충북에서 단 한 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았다.

"8월에 산불이 발생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라고 충북도 대책본부 관계자는 귀띔했다.

올여름 산불은 경기, 강원, 경북 등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부터 지난 19일까지 57건의 산불이 발생, 산림 16.19㏊가 탔다.

지난해 같은 기간 3건의 산불로 0.61㏊가 탄 것과 비교하면 건수는 20배가량, 피해면적은 2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충북도는 비가 내려 산불 발생 위험이 해소될 때까지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산불 무인 감시 카메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산불 진화차(46대) 출동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쓰레기·낙엽을 소각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산림 인접 지역은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에 있는 땅이다.

이 지역에서 불법 소각을 하다 적발되면 최고 3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의 한 관계자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 방지대책을 추진할 한여름에 산불 상황실을 운영하는 것을 놓고 직원들이 쓴웃음을 짓고 있다"며 "가뭄과 폭염으로 산이 메마른 만큼 산불 발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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