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기고 임근자] '화개장터 라는 노래가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하며 시작하는 노래다. 화개장터는 옛날엔 5일장이었지만 지금은 상시 시장으로 바뀌었다. 노래에 따르면 화개장터에는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고 한다. 꼭 필요한 물건을 위주로 웬만한 물건은 다 있다는 뜻일 것이다.

요즘은 온라인에 인터넷 쇼핑몰들이 많다. 그런데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공공기관들이 필요한 물품 구매를 위해 이용하는 쇼핑몰도 있다는 걸 일반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이 그것인데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이 수요자이고 공급자의 80% 정도가 중소기업이다. 조달청이 공공기관들의 구매 업무 편의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도 화개장터처럼 있어야 할 건 있고 없을 건 없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종합쇼핑몰에는 7905개의 공급업체와 42만4천여개의 품목이 계약되어 있으며 연평균 16조5천억원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없는 것도 있다. 총포, 화약, 차량용 유류, 음·식료품류, 동·식물품류, 농·수산물 등은 없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물품들 중에는 의외의 상품도 있다. 산불방지·진화 헬기임차서비스라는 것도 있고 학생들을 위한 수학여행·수련활동 같은 여행체험 서비스도 있다. 또 각 지역 유명 관광지와 연계한 여행서비스도 있다. 여기에는 군산시, 공주시, 부여군 등 18개 지자체가 계약에 참여한 상태다. 우리 충북지역에는 많은 관광 명소에도 불구하고 여행서비스가 계약된 곳이 없다. 충북 지역 지자체들이 지역 여행서비스 상품에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이들과 함께 전통문화상품도 눈에 띄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종합쇼핑몰의 전통문화상품은 전통공예품, 전통주, 전통식품으로 나눌 수 있다. 전통공예품은 도자기류나 목공예품, 전통 악기 등을 말한다. 전통주는 전통기법으로 제조한 술이고 전통식품은 한과, 간장, 고추장, 된장, 김치 등이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품목수는 전통공예품이 1천76개, 전통주는 26개, 전통식품은 71개이고 전체 공급금액은 37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위에서 음·식료품은 종합쇼핑몰에서 공급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전통주와 전통식품은 음·식료품이 아닌가. 무슨 이유가 있을까. 조달청은 전통문화와 관련한 기술을 유지하고 계승하며 확산, 보급하기 위해 전통주와 전통식품만 예외적으로 종합쇼핑몰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충북에는 전통공예품과 전통주가 계약되어 있다. 인간문화재 난계국악촌과 청주국악사에서 가야금 29종과 8종을 각각 등록해 놓았다. 제천한약영농조합법인은 전통기법으로 만든 의림소주 2종을 계약했다. 우리 지역에도 많은 전통주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애써 다른 홍보수단이나 판로를 고민하지 말고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충북지방조달청은 앞으로도 지역의 전통문화상품들을 꾸준히 발굴하여 계약함으로써 공공구매시장에서의 판로 확대를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다른 좋은 것들도 많겠지만 공공기관들이 행사나 업무추진용 사은품으로 전통문화상품을 많이 구매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금 있으면 추석인데 우리 지역 전통주를 특별 기념품으로 지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