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세종문화회관. / 클립아트코리아
세종문화회관. /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아침뜨락 류시호] 최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한여름 밤의 오페라'를 감상했다. 이번 연주회는 '소리 클라비어앙상블'의 창단 기념 음악회로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이 공연은 오페라 작품을 쉽게 이해하도록 김문정 소리클라비어앙상블 고문이 해설을 해주었고, 두 대의 피아노가 웅장한 사운드로 연주를 했다.

첫 번째 곡 비제의 <카르멘 판타지>는 집시 여인 카르멘의 사랑이야기로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세비야이다. 바스크 출신의 돈 호세는 모친이 점지해준 미카엘라라는 착한 처녀와 결혼을 생각하는 성실한 경비병이다. 그런데 담배 공장에서 일하는 집시 여인 카르멘이 모든 남자가 그녀 주변으로 몰려드는 가운데 유독 자신에게 무관심한 돈 호세에게 꽃을 던지고 유혹한다. 그 후 카르멘은 세비야 도시의 유명 투우사 에스카미요를 새 연인으로 맞아 투우장으로 향한다.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돌아오라고 애걸했고, 격분한 돈 호세는 카르멘을 찌르고 그녀의 시신 위에 몸을 던져 통곡한다. 이 오페라는 평소 듣던 곡으로 바람둥이 카르멘의 투우사 노래가 재미있다.

두 번째 곡은 리스트의 <돈주앙의 회상>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를 리스트가 편곡했다. 바람둥이 돈 주앙이 약혼녀가 있지만, 이 여자 저 여자 하룻밤의 쾌락으로만 이용하고 버릇없이 지낸다. 어느 날 또 다른 사랑이 찾아왔는데 조각가인 마리아를 만났다. 마리아의 약혼자는 전쟁터에 나가있는 군인이고 돈 주앙과 마리아는 눈이 맞아 열렬히 사랑하게 된다. 전장에서 돌아온 마리아의 약혼자 라파엘은 사랑하던 약혼녀인 마리아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분노하게 된다. 그런데 돈주앙의 약혼녀 엘비라가 라파엘을 부추겨 싸움을 만들고 결투 도중 돈주앙은 죽게 된다.

이어서 베르디의 <아이다> 중 개선 행진곡을 연주했다. 아이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화려한 개선장면이다. 이곡은 오페라의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호화찬란한 걸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공연 횟수가 많고 평소에 자주 듣던 오페라라 반가웠다. 아이다 노래는 호화로운 개선 행진으로 코끼리, 말, 낙타의 행렬이 장관(壯觀)을 이루고, 야자나무 잎이 무성한 나일 강변의 이국적인 밤 풍경 등이 시선을 끈다. 그런데 이곡은 4시간 이상 공연을 한다.

마지막 곡 오페라 <윌리암 텔> 서곡은 실러의 시극을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로시니가 작곡을 했다. 8백 년 전, 오스트리아 지배아래 있었던 스위스 혁명에서 제재를 따왔으며, 활의 명인으로 애국자인 윌리엄 텔 부자와 총독 게슬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이 연주는 2대의 피아노에 4명의 피아니스트 신영림, 김수현, 옥선영, 송한나가 연주를 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그동안 오페라는 여러 악기가 연주를 하였는데 클라비어앙상블은 2대의 피아노를 2명이나 4명이 연주했다. 피아니스트 두 명이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하는 것을 1피아노 4핸즈 연주 혹은 피아노 연탄(聯彈)이라고 한다. 한 대의 피아노에서 호흡을 맞추는 피아노 연탄은 듀엣이 만드는 건반 하모니로 호흡을 잘 맞춰야 명연주가 나온다. 피아노 연탄 곡을 활발하게 작곡한 사람은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람스, 드보르자크, 드뷔시 등이 있다. 이 연주단은 피아노 악기의 웅장함과 섬세한 서정성을 짙게 표현했다. 앞으로 이 단체가 국내 최고 앙상블로 성장하여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사랑 받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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