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 청주시금고 놓고 '쩐의 전쟁'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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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올해 약정기간이 끝나는 청주시금고의 유치를 놓고 지역 금융계가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이번 시금고 선정은 단수금고에서 복수금고로 전환되고 기금 규모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지역금융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쩐의 전쟁에 대해 집중 분석하겠다. /편집자

청주시 금고 약정기간이 올해 12월 31일자로 만료된다. 이에 내년부터 4년간 시의 일반회계, 특별회계 등을 관리할 시금고 유치전에 지역 금융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청주시는 다음달 13일부터 금융기관의 청주시금고 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 제안서를 바탕으로 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11월중 금고 지정을 마무리 한다는 복안이다.

◆왜 복수금고인가?

올해 청주시금고 선정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단수금고'에서 '복수금고'로의 전환이다. 앞서 시금고는 NH농협은행이 단수금고로 운용돼 왔다. 지난 2014년 통합청주시 출범 당시에도 충주시의 두배가 넘는 규모로 확장됐지만 제안모집에 농협은행이 단독 응모하며 단수금고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17일 공개경쟁 제안 모집 공고에는 최종적으로 단수금고에서 '복수금고'로 가닥이 잡혔다. 여기에는 전체 예산액이 4년만에 47%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합당시 기준 청주시금고의 전체 예산액은 2조643억원으로 일반회계 1조6천660억원, 특별회계 3천494억원, 기금 489억원이다. 하지만 내년 시금고 전체 예산액은 3조490억원이다. 즉 지난 시금고 공고 대비 47.7%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복수금고를 기반으로 1금고는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2조8천947억원을 담당하고 2금고는 기금 1천543억원을 맡는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금고로부터 지난 4년간 년간 9억원씩 총 36억원을 제공받은 협력사업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금융기관 간 경쟁구도를 통해 금융 서비스의 질 향상, 시민 편의 증진 등을 도모하고 있다.

◆각 금융기관 금고선정에 물밑작업 한창

 이번 금고 지정에 농협, 신한, KB국민 등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모집 공고는 은행법에서 규정한 금융기관 중 청주시 소재 본점 또는 지점을 둔 금융기관(2금융권 제외)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시금고를 담당했던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이 금고선정을 위한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 먼저 농협은행은 지난달 9일 직지코리아페스티벌 시민 사랑 입장권 1만장(5천만원 상당)과 같은 달 25일에는 폭염에 취약한 계층에 선풍기 215대(1천100만원 상당)를 기탁했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청주시노인복지관 정보화 교실에 5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고 이어 9일에도 청원생명축제 입장권 4천장(2천만원 상당)을 시에 전달했다. 여기에 지난 4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도 3천만원을 기탁하는 등 올해에만 1억이 넘는 지원금을 쏟아냈다.

여기에 KB국민은행도 지난 7일 선풍기 215대(1천만원 상당)를 폭염취약계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시에 기탁하는 등 시금고 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서는 등 시금고 유치를 위한 금융기관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금고 규모가 4년 전보다는 훨씬 커진 상태여서 지역의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지역 사회 공헌과 금고협력 사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고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쩐의 전쟁 승리자는?

이번 금고지정을 두고 지역 금융계에서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중 기존 시금고를 관리해왔던 농협에서 1금고를 맡고 2금고를 놓고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게 지역 금융계의 시각이다.

청주시가 복수금고로 전환함에 따라 충북도내 복수 금고를 운용하는 곳은 충북도, 청주시, 충주시, 제천시 등 4곳이다. 충북도는 지난해 농협은행과 1금고(일반 및 특별회계 4조206억원) 계약을 맺고, 2금고는 신한은행(특별회계 및 기금 일부 5천246억원)에게 맡겼다. 제천시도 1금고에 농협은행, 2금고에 신한은행이 운용중이며 충주시도 농협과 신한은행이 1·2금고를 맡고 있다. 나머지 8곳의 지자체는 농협은행의 단수금고로 운영중이다.

따라서 청주시금고 또한 1금고에 농협은행 선정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다만 농협이 1금고를 맡게될 경우 같은 금액 기준 현행보다 20%가량 낮은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입출이 많은 일반·특수 회계에 비해 기금은 금액이 유지되며 '알짜배기'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에 이어 차순위로 평가되는 신한은행의 경우 금고 선정시 4개 구청에 지점을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청주시 통합당시 시금고 유치를 준비해온 전력이 눈에 띈다. 그러나 농협은행에 비해 지점수가 부족해 편의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올해만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청주시에 기탁하는 등 물밑작업을 펼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청주 여자프로농구팀인 KB스타즈가 한범덕 청주시장의 이전 재임시절 청주 연고지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번 유치전쟁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역 금융계 한 관계자는 "각 금융기관에서 규모가 거대해진 시금고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금고 유치 계획 및 전략 등을 수렵해 다음달 13일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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