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병철 국장겸 제천주재

제천의병광장. / 제천시
제천의병광장. / 제천시

[중부매일 기자수첩 서병철] 제천시가 조성한 공공시설물 및 휴식공간의 명칭이 통일되지 않은 채 제각각 불리자 시민들 사이에서 '줏대도 주관도 없는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파다하다. 시는 지난 2000년 말 화산동 제천실내체육관과 제천종합운동장 인근에 시설비 및 부대비 등 50억8천7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제천시민광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제천야외음악당'이라 불리더니, 이제는 '제천의병광장'으로 변경됐다. 민선 6기 당시인 지난 2015년 10월 '야외음악당' 터가 1896년 의미의병 당시 남산전투로 인해 제천의병이 전사한 곳이라며 '제천의병광장'으로 명칭을 바꾸고 선포식까지 가졌다.

뿐만 아니다. 민선 5기 최명현 시장이 청전동 새터~모산동 의림지 2㎞ 구간의 기존 농로를 35m 폭으로 넓히고, 3만㎡ 규모의 시민광장을 2016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이 길은 시민공청회를 거쳐 '삼한의 초록길'로 정했다. 하지만 최 시장이 낙선하며 이근규 시장이 들어선 2017년부터 '삼한의 초록길'은 '솔방죽 생태녹색길'로 명칭이 바뀌었다. 급기야 재선인 이정임 의원이 지난 20일 열린 제천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집행부가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도 '시민의 푸른길'과 '솔방죽 생태녹색길'이 혼용되고 있어, 공무원들 조차 헷갈리고 있다"지적했다.

서병철 국장겸 제천주재<br>
서병철 국장겸 제천주재

그는 제천을 상징하고, 제천에 걸맞은 명칭을 서둘러 정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길 이름 공모를 통해 79개 후보작을 받아 놓고도 시는 응모작이 아닌 '시민의 초록길'을 선정해 발표했다"고 따져 물었다. 정말 웃기는 얘기다. 자치단체장이 바뀔때 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물의 명칭이 바뀌면 시민들이 불편하다. 기성정치인들의 못된 버릇인 치적쌓기를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시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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