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역할과 할 일에 대해 제몫을 다할 때 그사회와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대접을 받게 된다. 그렇지 않고 자기의 역할도 못하고 또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으면 불신과 함께 무능하다는 비난을 받을 뿐이다.
 그러나 자기의 역할이나 할 일에 최선을 다했을 때 그 결과가 기대에 흡족하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겠지만, 다소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우리사회의 통념이라 할 수 있다.
 기자가 오래전에 들었던 일로 기억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북한에서 병원에 근무했던 어느 의사가 월남한 후 '배운 도둑질'로 돌팔이 의사 노릇을 시작하자 북한 의사라는 호기심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이 이 돌팔이 의사를 찾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그러나 북한에서 비록 의사 노릇을 했다고 하더라도 우리사회에서는 그가 의사로서 인정을 받지 못해 결국 면허유무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폐업을 당하고 말았다.
 돌팔이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에 대해서는 기억이 분명치 않지만, 그 월남한 의사는 폐업을 당하자 "젠장 병을 고치면 의사지 면허는 다 뭔가"라고 말 했다. 이는 있을 수도 없는 아찔하고 난폭한 말이나 어쩌면 일리 있는 말이기도 하다.
 '병 고치면 의사'라는 논리로 말하자면 옷 잘 마르는 것이 재단사요 시 잘 쓰는 사람이 시인이며 운전 잘하는 사람이 운전사다. 또 정치를 잘해야 훌륭한 정치가요 바른 주장하며 올 곧은 글을 써야 제구실하는 언론인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아무리 나는 훌륭한 정치가요, 제구실하는 언론인이라며 한껏 힘주며 뽑내고 내세워 봤자 비웃음만 살 뿐 제구실을 한다는 소릴 들을 수가 없다.
 정치를 잘못해 민생을 어렵게하고 당파적 분열과 지역감정의 틀 속에서 패거리 정치만을 일삼는 정치꾼들을 어느 국민이 훌륭한 정치인이라 하겠는가. 어림도 없는 일이다.
 또 사실을 왜곡 보도하며 권력의 입맛에 맞는 글만 쓰고 그 주변이나 기웃거리는 기자가 있다면 누가 그를 참 언론인이라 하겠는가. 웃기는 일이다.
 병을 고친답시고 오히려 '약 주고 병 주는 의사'가 있다면 어느 환자가 그를 의사라 믿고 치료를 받겠는가. 있을 수도 없다.
 이 나라에선 비전이 없다며 이민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한 TV 홈쇼핑 업체가 내놓은 이민상품이 '대박'을 터뜨리고, 정치권에 수백억원의 비자금이 흘러들었으나 받은 사람이 없고 추석을 앞두고 물류대란이 또다시 예고되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비생산적이며 소모적인 싸움과 패거리로 나뉘어 여당내의 분당싸움과 여당과 야당의 힘겨루기에 야당은 야당대로 세대교체 주장 등으로 날을 새고 있다. 이러한 때 여당의 대표는 어찌 '추석선물 타령'을 하고 있나.
 '최고의 권력을 가진 사람'인 대통령으로부터 우리사회의 지도층인사들 모두가 제 역할과 할 일을 다해 병들어 신음하는 민초들을 치유해야 한다. 선량한 국민들은 '병고치는 의사'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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