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괴산군 농업기술센터(소장 김흥기)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신소득 작목인 아열대 채소를 안정적으로 재배·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시범사업을 통해 농가에 보급했다. 사진은 여주. / 괴산군청 제공<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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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기고 정석윤] 청년일자리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이지만 현실은 무겁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11.6%에 달한다. 체감실업률은 24%에 이른다. 현장에서 느끼는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는 것이야말로 국가경제를 탄탄하게 지탱할 수 있는 근간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현정부의 청년 취업률 높이기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정책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취업률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연초부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있음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농축산업 분야에서도 청년창업을 지원과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나름대로의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그리 쉬운 일 같지는 않다. 우선 농축산업 관련 직업을 제도적으로 가다듬을 필요성이 있다. 실례로 부모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일을 하는 자녀의 경우 취업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취업으로 인정할 만한 판단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일을 하고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실업자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각종 지원정책들이 이들에게 혜택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다.

농업은 영원히 지켜 나가야 할 소중한 분야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배어있는 농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다른 산업도 발전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각인되어 온 말이 있다.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려다 포기하고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짓는 것은 변변치 못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다. 그러나 그때 고향으로 돌아온 젊은이들이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세계에 없는 우리만의 농법을 일궜으며 주식인 쌀을 자급해 왔다.

우리나라는 영농구조나 지형적인 특성상 광활한 국토를 가진 농업선진국처럼 경작규모를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농업여건에서도 선진농업국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과 소득을 창출하는 선도농가는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최근 청년농들은 첨단농법을 접목시켜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한국만의 친환경 농업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고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연중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는 계절극복 로컬푸드 생산농업도 세계 최고수준이다.

우리만의 농법 개발은 안정적인 직장을 제공하고 그들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추진근거로 제공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럼 우리농업이 안정된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긍정적인 면이 있을 수 있는 반면에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많이 있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먼저 우수한 농산업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한다. 전체 국민식량이 절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작물 생산량이 남아돈다면서 그 분야를 포기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오히려 그 분야를 발전시켜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 농업과학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이며 공세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농업인력 육성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학식과 기술을 습득한 고급인력이 농업을 직업으로 떳떳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농업인은 정부의 지원정책에 의존하기보다는 직업으로써 경쟁력 있는 영농을 통하여 소득을 높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세계 어떤 선진국도 단기간 내에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없다. 독일과 영국조차 5년이라는 기간을 거쳐 청년 고용을 5%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장기간에 걸쳐 직업 훈련과 노동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로버트 J 고든 석좌교수는 저서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에서 "오늘날 미국 젊은이들은 부모세대보다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보다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세대가 우리나라에서 나오도록 두고 봐서는 안 된다. 젊은이들이 부모보다 나은 삶을 살도록 희망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농촌에서부터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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