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과 '고용참사'
태풍 '솔릭'과 '고용참사'
  • 최동일 기자
  • 승인 2018.08.28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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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제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하면서 23일 오후 충북도내 전 지역에 태풍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청주일원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 김용수
제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하면서 23일 오후 충북도내 전 지역에 태풍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청주일원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 김용수

지난주 한반도를 관통한 19호 태풍 '솔릭'은 정작 우리에게 준 피해보다도 강렬했던 사전예고편이 더 깊은 인상을 남긴 '요란했던 빈수레'로 기억될 듯 싶다. 기상청의 전망이 틀렸다는 비난이 한동안 이어질 정도로 예보와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제주를 비롯해 전남 해안가 등에 큰 피해를 주기는 했지만 대도시 등이 집중된 한반도 중부권에 상륙해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예상은 한동안 지자체 등 행정기관은 물론 많은 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목포 앞바다에서 뜸을 들이다가 느림보 걸음으로 뭍에 오른 '솔릭'은 빗나간 진로만큼이나 위세도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면서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더구나 충청권을 관통한다는 예보가 계속되면서 해당 지역들은 혹시 발생할 지 모를 피해에 대비해 날밤을 새울 정도로 예의주시했지만 결과는 '빈수레 태풍'의 요란함 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태풍때문에 며칠을 노심초사했던 이들 사이에 "사기당한 기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허탈해하기도 했다. 맹위를 떨쳤던 솔릭이 갑자기 빈수레가 된 것에 대해 뒤늦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에서 너무많은 힘을 쏟은 가운데 서해바다에서 충전을 하지 못한채 뭍에 올랐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아직도 우리가 태풍은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을 뿐이다. 현대적 기상예보를 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태풍의 속사정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어떤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섣불리 덤벼들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잘 안다고 생각하고 손을 댔다가 곤혹을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로는 자신감이 넘쳐, 혹은 위험을 무릅쓸 정도로 의지가 강해서 무리하게 일을 벌였다가 뒷감당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태풍의 경우 머쓱하기는 하지만 '재난재해 대비에 방심이란 있을 수 없다'는 대원칙에 따라 넘어갈 수 있지만, 그렇게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상처가 큰 사안도 있다. '고용참사'로 불리는 최근의 국내 취업·실업상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당사자들이 의도하지 않았거나,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했어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파장이 큰 문제일 수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까닭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가 당연히 풀어가야 할 문제이고, '주52시간 근무'가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리는 데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급격한 임금인상의 파장이나, 우리 경제의 고용유연성 특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처한 실질적인 문제와 상황을 깊이있게 고민해봤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결정에 앞서 책임을 질 자리에 있는 이들이 당장 문제가 되는 소상공인은 물론 중견·중소기업을 비롯한 밑바닥 경제의 건강상태에 과연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을까하는 궁금증이 뒤를 잇는다.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중부매일 데스크진단 최동일] 이런 정황을 잘 모르고 했다면 국정 수행자로서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알고도 했다면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큰코를 다친다'라는 말이 있다. 조심하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다가 곤란을 당하는 경우다. 물론 국정을 다루면서 함부로 하지는 않았겠지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무한 지지'가 코를 키운 것이 아니기를 빌어본다.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면 꽃길보다는 난관을 헤치고 가야 할 각오를 해야한다. 혹여 멀리 오래가야 할 길을, 빨리 서둘러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닌 지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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