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군북면 빈병·스티로폼·타이어 등 생활쓰레기 1만5천㎥ 유입
유입량 더욱 늘어날 듯...무더워지면 녹조 더욱 악화 가능성

주민이 석호리 앞 대청호에 밀려든 쓰레기 처리를 위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윤여군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최악의 폭염 속에 녹조가 번져 시름하던 대청호에 집중호우로 다량의 쓰레기가 유입돼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대청호 수계에 200㎜ 안팎의 폭우가 내리면서 각종 쓰레기가 누런 흙탕물을 타고 흘러들어 수면에 쓰레기로 범벅이 되고 있다.

옥천군 군북면 석호·이평리 앞 호수에는 지난 26일 집중호우로 인해 밀려든 쓰레기가 광활한 수면을 가득 뒤덮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쓰레기는 부러진 나무가지와 갈대류를 비롯해 빈병, 음료 캔, 스티로폼, 비닐류 등 생활쓰레기와 폐타이어와 TV·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도 눈에 띈다.

주민 방한석(68)씨는 "강과 하천 주변에 불법 투기됐던 생활폐기물이 빗물에 흘러든 것"이라며 "큰비가 올 때마다 몰래 버려진 시민들의 양심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날까지 대청호에 밀려든 쓰레기는 1만5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석호수역에 1만3천㎥, 이평수역에 2천㎥가 몰려있다.

공사 측은 지금도 흙탕물이 계속 유입되는 상황이어서 쓰레기 유입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청호에 쓰레기가 밀려든 것은 2016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당시에는 2만1천㎥가 유입돼 수거해 처리하는 데 7억3천만원이 들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 관계자는 "호수를 가로질러 설치해 놓은 펜스에 걸려 있는 쓰레기를 썩거나 물 속으로 가라앉기 전에 서둘러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상류에서 생활쓰레기들이 대청호에 밀려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 윤여군

대청호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급속히 확산된 상태다.

지난 8일 문의수역에 처음 내려진 조류경보 '관심' 단계는 2주 만에 회남(16일), 추동(22일) 수역으로 확산됐다.

회남수역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순식간에 ㎖당 8천322개로 치솟아 경보발령 기준(2주 연속 1천개 이상)을 8배 웃돈다.

이번 비는 쓰레기와 더불어 녹조를 일으키는 질소와 인 등의 영양염류도 다량 끌고 들어와 녹조가 더욱 번성할 가능성이 높다.

대청지사 관계자는 "빗물이 유입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녹조가 주춤하고 있지만 날씨가 무더워지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청호 수위는 73.54m로 폭우가 쏟아지기 전인 지난 25일 69.91m에 비해 3.63m 상승했다. 초당 400t의 빗물이 흘러들고 있어 수위는 계속 상승하는 중이다.

대청댐은 아직 수문을 열지 않고 초당 50t이던 발전 방류량만 250t으로 늘려 흘려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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