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의 재창조'를 사시로 내건 중부매일이 오늘로써 창사 14주년을 맞았다. 유신독재와 군사정권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탄생한 문민정부 시절, 지방신문의 1도1사제라는 어처구니 없는 관치언론의 족쇄가 풀리면서 마침내 충청권에 복수(復數)언론의 깃발을 선도적으로 꽂으니 이는 지방언론의 창달이라는 대명제에 새 지평을 이룩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지역문화가 풍요로운 것도 아니었고 지역경제가 넘쳐나는 상황도 아니었다. 더구나 지방분권이라는 낱말조차 생경스러웠던 80년대의 끄트머리였다. 온 나라가 88서울올림픽의 감동에 젖어 있을때 중부매일은 충청권의 역량을 바로 필봉에 모아 지역문화의 시퍼런 서슬을 벼리었다.
 그 서슬은 다름아닌 지역문화 창달의 청룡도요, 정의를 수호하는 준엄한 칼날이었으며 민의를 넉넉히 받아들인 포청천의 슬기였다. 시류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변덕을 경계하고 늘 중용의 철학을 지선의 미덕으로 삼으며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제3의 길을 걸어온 것이 우리의 발자취다.
 중용을 미덕으로 삼되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두리뭉실한 포용의 논리는 배격했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논리로 일관하면서 충청의 여론을 선도해 나갔다고 자부한다.
 문장대·용화온천에 관한 일관성 있는 논조와 기사는 결국 국토의 난개발을 막는 시금석이 되었고 고속철오송역 유치, 호남고속철 오송역 분기, 오창, 오송 단지의 조성, 청주공항의 활성화, IMF이후 급증하는 실업자 문제,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등 굵직한 지역 현안에 중부매일은 어떤 길라잡이 역할을 하며 선봉장을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에 내건 '중부권의 재창조'라는 중부매일의 사시는 오늘날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이나 참여정부의 화두격인 '지방 분권'과 맥락을 함께 한다. 이런 국가의 막중대사와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지방분권화라는 시대적 요청을 일찍이 예견한 것이다.
 충청권이 한반도의 중심에 있고, 물류의 중심에 있고, 여론의 중심에 있으니 제호를 '중부매일'로 삼은 우리가 충청권에 우뚝 서 여론 형성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중부매일은 모난 여론을 의도된 방향으로 끌고가지 않는다. 보편성, 타당성을 토대로 하여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구현하고자 함이 중부매일의 변함없는 길이다.
 언론환경은 자꾸 바뀌고 있다. 인터넷의 보편화로 과거 일방통행식 언론 시스템은 쌍방통행식으로 바뀌고 있다. 중부매일은 홈페이지와 우편 등 온, 오프라인을 통해 항시 독자의 여론에 귀 기울이고 많이 가진자보다는 덜 가진자, 권력있는 자보다는 힘없는 자의 편에서 민의를 살펴 나갈 것이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불편부당(不偏不黨)과 정론직필(正論直筆)은 한국 언론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지향점이다. 우리도 그러한 언론의 본령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그러나 시류에 동승하는 무늬없는 신문보다 공통점 중에서도 우리만의 특색을 찾아가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철학 속에 붓끝을 다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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