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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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세상의 눈 김동우] 인간은 양식이 필요하다. 생존을 위한 먹거리로 빵과 밥 등을 말한다, '곳간 양식이 텅 비어 있다. 당장 저녁 양식을 구해 와야 한다.'의 양식이다. 입으로 먹고 위에서 소화시켜 영양분을 장에서 흡수한다. 이 영양분은 육체의 신진대사 자양분으로 쓰인다. 육체를 보다 강하게 한다. 인간이 생물 유기체임을 확인시키는 근거다. 다른 양식이 있다. 개인이나 사회의 발달 또는 발전에서 양분이 되는 요소로 지식, 사상, 문명 등의 원천이다. 독서, 자연, 경험 등으로 물질과 비물질 모두를 포함한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고 자연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양식이다.'의 양식을 말한다. 눈 등 오감으로 느끼고 뇌리에서 소화시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이 양식을 통해 인간은 남과 사회를 배려하는 행동을 하게끔 한다. 인간이 사회 유기체임을 확인시키는 근거다.

인간에게 필요한 게 또 있다. 육체의 힘과 정신의 힘이다. 육체적 힘은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힘이다. 근육 작용을 말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다'의 힘이다. 이 힘은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정신의 힘은 사물의 이치 따위를 알거나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른바 사고력, 상상력 등이다. '지성의 힘을 길러야 하고 사리분별의 힘도 있어야 한다.' 의 힘이다. 일부 영장류에선 본능적 힘이 있지만 학습되지 않는다. 인간만이 보유한 천혜(天惠)가 아닐 수 없다.

인간만이 정신적 양식과 정신의 힘을 가진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한 이유다. 인간은 물질적 양식과 육체의 힘을 바탕으로 정신적 양식과 정신의 힘을 길러 동물적 야만에서 완전히 해방되고 진화를 거듭한다. 이른바 지성인이 된다는 얘기다.

양식과 힘을 하나의 단어로 함축하면 무엇일까? '알다, 지(知)'가 아닐까? '知'는 '화살 시(矢)'와 '입 구(口)'로 이뤄졌다. 화살과 입, 참으로 오묘한 조합이다. 화살과 입이 어찌해서 '알다'라는 단어를 만들었을까? '화살'은 먹거리, 양식을 구하는 도구다. '입'은 그 먹거리를 먹는 신체 일부이다. 굳이 '지'를 설명하자면 '화살로 잡아온 먹거리를 입으로 먹고 육체와 정신의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무엇보다 양식, 먹거리가 중요했다. 정신적 양식은 그 음이었다. 먹거리 수렵을 위해 고대인들은 도구가 필요했다. 돌멩이, 몽둥이 등 말이다. 이 원시적 도구로는 아무래도 수렵에 모자람이 많았다. 먹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보다 더 많은 먹거리가 필요했다. 이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도구가 없을까? 화살이 만들어졌다. 삶의 경험에서 보다 진화된 사냥도구를 탄생시켰던 것이었다. 그 화살은 돌멩이 등보다 손쉽게 먹거리를 인간에게 제공했다. 주먹의 힘보다 머리의 힘으로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시행착오에서 터득한 앎, '知' 때문이었다.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지(知)'와 잘 어울리는 낱말은 무엇일까. '知'와 비슷한 의미인 '식(識)'과 '슬기로울 혜(慧)'다. '식'은 '알다'를 강조하기 위해 붙여놓은 글자라 보면 맞다. 반면 '혜'는 의미가 더 심오하다. '혜'는 '빗자루로 돼지머리와 같은 더러운 마음을 깨끗이 쓸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더러움은 무지(無知)를 뜻한다. 이런 무지를 없애기 위해선 배움이 필요하다. 배움은 새로운 지혜를 얻는 정신적 행위다. 무수한 지의 편린(片鱗)을 획득해 서로 연관성을 분석하고 조합하는 사고 과정이다. 결국 인간은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게 하고 선악을 구별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갖게 된다. 지혜로운 자는 '知'를 먹고 '慧'를 낳는다. 결국 '慧'는 '知'의 뿌리이자 열매다.

밥통만 채우고 육체적 힘만 기르는 사람은 금수에 지나지 않는다. 머리도 채워야 하고 정신적 힘도 길러야 한다.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지혜로운 인간) 답게 말이다. 머리를 채우고 정신의 힘을 기르는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독서다. 책 읽는 것 말이다. 만여 원만 투자 하면 무수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화살로 먹거리를 잡는 것처럼 책으로 지혜를 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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