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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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매일
  • 승인 2018.09.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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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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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아침뜨락 김전원]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자의 책가방을 챙겨주던 할머니가 손자의 손에 들려있는 이상한 물건을 보고 무엇에 쓰는 것이냐고 물으니, '할머니는 몰라도 돼요. 뭔지도 모르면서 무엇에 쓰는 건 왜 물어요? 할머니는 말해줘도 몰라요.' 모르는 것은 손에 쥐어줘도 모르고, 안 먹어본 것은 먹어봐도 모른다. 알아야 면장을 하는 건데. 손자와의 말거리 끈을 잃어버린 할머니는 황당하다. 중학생 딸이 남자친구와 사이가 벌어진 것 같아 엄마로서 도움을 주려고 말을 거는데, '됐어. 엄마가 뭘 안다고 그래? 엄마가 내 마음을 알아?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무슨 말을 못 붙이게 한다. 말 걸기의 도입단계부터 싹이 잘린다. 벌써 남남이 된 게 아닌가싶어 기가 차서 말문이 콱 막힌다. 눈높이 소통방법을 배워야겠다.

말 못하는 소도 쥔 말귀(疏)를 알아듣고 시키는 대로 잘(通)하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은 같은 사람의 말도 못 알아듣고 딴 소리를 하면서 존심 세워 고집부리며 누구의 말도 들으려(相通) 하지 않으니 이젠 천 냥 빚 갚는다는 말로 상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 약인데. 소도 잘못된 지시명령이나 틀린 소리는 매질을 당하는 일이 있어도 듣질 않는데(牛耳讀經), 세상사 꿰뚫는 지혜로 가득 찬 지성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러니 정반합의 상생발전은 언제일지도 모른다. 오기는 올 건가?

전화도 불통인데 대면까지 사양하니 태초의 속담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는 인류공통진리가 쉽게 받아들여진다. 바르지 못한 인성에다가 배려를 모르는 못된 속한이의 처신을 한다고 비난을 해보지만,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는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전통적 공동작이니 뉘를 탓하겠는가! 당신과 나 자신부터 한번 걸어온 길 꼭 돌아보고 보통의 아주 평범한 상식으로 열어가는 정상(正常)의 마당을 펼쳐보자.

세상 변화의 속도가 쾌속을 지나 초고속이니 형광등을 겨우 벗어난 아날로그 세대는 묻고 물어 또 물어도 젊은이들 언어엔 땅띔도 못한다. 부모와 자녀가, 교사와 학생이, 사용자와 고용자가, 흙 수저와 금수저가, 꼰대와 코풀래기가, 안 들리는 이와 안 보려는 이가, 서민과 권력자가, 뱁새와 황새가 그렇다. 그런 것을 다 알면서도 살피지도 않지만 들으려하지도 않고, 쥐뿔도 모르면서 달관한 척하는 당신과 내가 바로 그 중심임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소통이 안 되면 소만도 못하고, 바른 말 듣고 엉뚱한 얘기하면 개소리라 하며,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같은 물(群)한테나 가보란다. 다른 사람의 불통상황을 거품 물고 악담하는 그 사람 자신도 남의 말은 약이 된대도 절명각오로 묵살하니 틈바구니에 낀 백성만 아우성이다. 가는 말 먼저 잘 다듬어 곱고 예쁘게 정성 담아 보내보자. 그게 소통의 첫걸음이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재와 겨 묻은 개나 인분이나 우수마발 밟은 사람을 누가 따르겠는가. 신호등 꺼진 오거리에서 고성경적 울린다고 얽히고설킨 출퇴근길 소통이 잘되던가요? 상수도관 부식되어 구멍 나고, 하수도 관로 잡쓰레기로 막혔는데 상하수의 흐름이 잘 되던가요? 그때 당신은 통수를 위해 무엇을 했나요? 소통이 안 된다고 염려하기보다 자신의 통로보수노력 먼저하고, 불통의 근심걱정보다 몸 바쳐 마음 다해 사태 흙더미 먼저 치워주자. 최고의 보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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