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식탁물가 크게 올라 3주 앞둔 추석물가 '비상'
배추 6천280원·브로콜리 1개 2천980원·과일 큰폭 상승

계속된 폭염과 폭우로 인해 공급량이 줄면서 농산물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추석을 앞두고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청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보기를 하는 주부들이 채소코너에서 비싼 가격 탓에 쉽사리 장바구니에 담지 못하고 있다. / 김용수
계속된 폭염과 폭우로 인해 공급량이 줄면서 농산물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추석을 앞두고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청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보기를 하는 주부들이 채소코너에서 비싼 가격 탓에 쉽사리 장바구니에 담지 못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배추가 비싸서 김치는 홈쇼핑에서 사서 먹어요. 과일을 많이 사먹고 싶은데 여름인데도 과일값이 너무 올랐어요. 날씨 때문에 당도는 떨어지는데도 비싸네요."(47년차 주부 이숙현·72·청주시 옥산면)

"야채를 못 사겠어요,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한달 전보다, 비 오기 전보다, 1년 전보다 많이 올랐어요. 과일도 비싸고… 포도도 비가 많이 와서 맛있을지 모르겠네요."(25년차 주부 박모씨·49·청주시 가경동)

"추석이 코앞인데 채소랑 과일이 비싸서 걱정이에요. 추석 차례상 장보려면 보통 20만원 정도 드는데 올해에는 30만원 넘게 들 것 같아요."(18년차 주부 이모씨·청주시 가경동)

4일 청주시 복대동 롯데마트 서청주점에서 장을 보던 25년차 주부 박씨는 이날 사려고 했던 품목보다 적은 품목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과일은 비싼 가격에 때문에 구입을 주저하다가 결국 복숭아만 선택했다. 박씨는 "포도는 5㎏에 2만원씩 샀는데 1.5㎏에 9천900원까지 올랐고, 브로컬리도 1개에 1천원이었는데 2천980원이나 올랐다"고 한숨을 지었다.

배추 1포기에 6천280원, 어른 손한뼘 크기의 알배기 4천980원, 무 1개 3천480원, 얼갈이(열무) 4천480원, 오이 1개 1천250원, 애호박 1개 2천100원, 파프리카 1개 2천380원, 브로컬리 2천980원 등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산물이 큰 폭으로 올랐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최근 폭우 탓에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뛴 것이다.

과일값도 많이 올랐다. 제철과일인 수박(大)은 2만1천900원, 포도는 1.5㎏에 9천900원, 거봉 2㎏ 1만5천900원, 연두사과 6개 7천900원, 홍로사과 6개 8천900원 등에 판매되고 있다.

충북 소비자물자지수 및 전년동월비 등락률 추이. / 충청지방통계청

47년차 주부 이숙현씨는 이날 장을 보러 나왔다가 가격을 보고 꼭 필요한 것만 구입했다. 이씨는 "배추가 비싸서 김치를 담가 먹는 것보다 사먹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전통시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같은날 청주가경터미널시장에서 만난 80세 김모 할머니는 치솟은 배추값을 지적했다. 김 할머니는 "무우, 배추가 한달새 2배나 올라 배추가 한포기에 8천원이나 해서 요즘 김치도 못 담가 먹었다"면서 "여섯식구라 3~4포기 담그면 부재료까지 4만원을 넘는다"고 털어놓았다.

농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3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4일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충청지역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충북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2015년=100)로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1.7% 각 상승했다.

채소 및 해조류가 132.99로 한달새 25.8%, 1년새 1.5%가 올랐다. 특히 생강(65.6%), 고춧가루(58.7%), 시금치(47.3%), 양파(34.5%)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쌀 등 곡물류도 107.6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9%나 껑충 뛰었고, 과일류 역시 한달새 6.8%, 1년새 5.5%가 올랐다.

한시적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로 전기요금이 1년 전에 비해 16.8%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 점을 감안하면 실제 8월 소비자물가는 2% 가까이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충북지역 전기요금은 전년동기대비 16.8%, 도시가스요금은 4.6% 각 내렸다. 집세 역시 전세 0.7% 상승, 월세 1.4% 하락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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