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노대통령이 충북지역 언론인과 대담 기회를 마련하여 잠시 지역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대화에서는 국내정치, 이라크 파병문제, 지역문제 등 많은 이슈들이 언급되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덜어주었다. 특히 노대통령은 충북 지역의 여러 문제를 언급하는 중에 신수도 이전문제를 포함한 지역 역량 증대문제와 화물터미널, 공항활성화 등의 작은 문제들에까지 관심을 보여 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대화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역시 대통령이 표현한 충북의 새시대 주역론이었다. 대통령은 충북시대를 언급하면서 우리사회에서 가장 선진화한 지역사회를 상상하도록 하여 듣는 이의 마음을 잠시 들뜨게 하였다. 신수도가 이전해 오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대통령의 말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지방의 오랜 역사에서 주민들이 이러한 꿈을 꾸어본 적이 있었던가.
 여기서 두가지 내용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충북시대의 내용은 어떤 것이어야 하며, 우리가 기대해도 좋은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오늘날 정치와 사회 구조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원칙으로 한다. 문제를 지방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발전도 독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필자가 아는 한 충북은 대전을 제외한 충남지역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다. 생활의 빈곤만이 아니고, 사회와 문화의 낙후성도 당연히 가장 심각하다. 적은 주민 수, 언론 활성화의 어려움, 산업구조의 불균형 등 어느 부분을 둘러봐도 시원하게 미래를 기대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인적, 물적자원 모두가 열악한 상태에서 교육기관도 뒤쳐져 있어 내일의 자산인 인재를 키워낼 형편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방분권화에 따른 지방자치제 실시가 미래의 상황을 더 어둡게 해 왔던 것이다.
 그러면 대통령이 언급한 충북시대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대통령은 신행정수도 이전이 지역에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경인지역 주민들도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면서, 많은 것을 잃는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지나치게 기대하면 곤란하다. 충북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전국 다른 지역 주민의 삶에 버금가는 수준으로의 발전이 필요할 뿐이다. 남들보다 앞서 잘살게 되는 것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목적이 아니다. 행정수도 이전이 우리만 잘살자는 조치일 수 없다. 수도 이전은 서울생활의 효율화, 전국지역의 균형 발전, 그리고 안보상의 안전 등 많은 이점이 있다. 동반하여 충북지역에 시골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기회를 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이해해야 할 충북시대의 의미는 명백해진다. 대통령이 표현을 긍정적으로 했을 뿐이고, 실제는 타지역과 함께 공존해 갈 수 있는 기틀을 보유하게 되는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다. 생활수준도 타지역 주민들과 비슷하게 되는 경우로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지방화 시대에 요구되는 자세이며, 충북시대에 대한 우리의 기대 한계여야 한다.
 다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우는 수용할 수 없다. 지역 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의 합리적 발전, 이에 부합하는 사회간접시설의 구축이 10년 내에 우리에게 올지 지켜보자. 수도이전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나, 어쩌면 충북시대는 열리는 것이 아니고 열어야 하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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