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구선미 증평초등학교 교사
경제관념 터득·수익금 기부 등 자연스러운 나눔체험·소비 교육

증평초등학교 아이들이 도덕시간에 어려운 학생을 돕기 위한 알뜰바자회를 하고 있다. / 구선미 교사

얼마 전 서로의 마음을 알아보는 '마음날씨'에 대한 알아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평소 말수가 적은 민서가 손을 번쩍 들더니 "제 마음 날씨는 흐림이예요"라고 말했다. 민서는 "오빠네반 학생이 아파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할머니랑 살아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마음이 안 좋아요"라고 이유를 말했다.

며칠 뒤 지역에서 민서가 '마음날씨' 시간에 이야기한 조손가정의 학생을 돕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때마침 도덕 시간에 아나바다 운동과 알뜰시장에 대한 내용을 수업하게 돼 아이들과 알뜰바자회를 열어 그 학생을 돕기로 했다.

아이들은 각자 바자회에 내놓을 물건을 세탁하고 가격표를 붙여서 정성스럽게 준비를 했다.

드디어 바자회가 열리는 날이 왔다.

아이들은 '지금부터어려운 학생돕기 알뜰시장 바자회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떨어지자 미리 마음에 두었던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재빨리 움직였다.

반장인 윤권이는 "알뜰시장바자회에 대한 궁금증과 설렘으로 잠을 설쳤다"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가격 책정한 가격표대로 물건을 사고팔았다. 반에서 덩치가 가장 큰 세원이는 작아서 못 입는 겨울잠바와 패딩을 여러 벌 가지고 왔다. 세원이는 옷걸이에 상품을 잘 진열하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옷을 팔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세원이를 도와주기 위해 옷을 흔들며 홍보를 시작했더니 남자아이 서너 명이 관심을 보였다. 어울릴만한 옷을 골라 입혔더니 옆에 있던 아이이 잘 어울린다고 박수를 쳤다. 어느 새 세원이의 작은 옷들은 모두 새주인을 찾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건은 금새 팔렸지만, 고무장갑이나 실로 짠 수세비, 치약 등 생활용품은 잘 팔리지 않았다. 아이들은 팔리지 않은 생활용품을 들고와 "선생님 사주세요"라며 강매(?)를 시작했다. 또 팔다남은 물건을 '왕창 세일'하며 나름대로 판매전략을 보이기도 했다.

바자회를 마친 아이들은 모둠별로 판매수익금을 확인했다. 이날 바자회에서 얻은 수익금은 총 14만원이다. 이날 아이들이 모은 정성은 어머니회장을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도덕시간에 진행된 바자회는 아이들 스스로 경제개념을 터득하면서 나눔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아이들은 이번 바자회 경험에 대해 "제가 필요한 물건, 갖고 싶은 물건을 사서 기분이 좋아요", "저희가 번 돈으로 중학생 형을 도울 수 있어서 기뻐요" 등등 소감을 이야기 했다.

 

※NIE적용

▶알뜰시장바자회와 일반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과 가격 등 비교해 보기
▶주변의 어려운 이웃이 있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나눔운동에 대해 알아보고 실천방안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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