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들은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용꿈을 꾸며 그린 용의 그림에 혜안의 눈동자를 힘차게 찍어 주었다. 노무현 후보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확인되는 순간 민초들도 대리 만족의 꿈을 함께 꾸면서.
 이어 ‘멸사봉공 하겠습니다’라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호국영령 앞에서 한 국민과의 약속이 임기내내 변하지 않아 국민들의 믿음속에 소망이 꼭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2003년의 희망찬 새해를 맞았었다.
 무릇 해가 뜨고 짐은 무시 날과 다를바 없으나 1년을 주기로 하는 한해의 첫 날인 새해 새아침에 하늘을 열며 떠오르는 해오름은 우리 모두에게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갖게 한다.
 2003년 새해 새아침의 찬란한 햇살도 어김없이 그렇게 우리곁에 다가왔었다. 그러나 2003년의 끄트머리에 선 오늘, 한해를 되돌아 보는 소회는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믿음은 배신으로 소망은 절망으로 사랑은 미움과 증오로 변했을 뿐이다.
 민초들의 마음은 찢기고 찢기어 걸레조각이 되었고.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참여정부가 첫 걸음부터 주인인 국민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고 ‘코드’를 앞세운 호흡속에서 참여정부 원년부터 쏟아진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비리와 부정으로 감옥을 가거나 형사소추되자 참여정부에 걸었던 믿음은 배신으로 바뀌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3개월도 안돼 ‘…,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 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한 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자축하는 ‘리멤버 1219’의 노사모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때아닌 ‘시민혁명’을 외쳤으니 참여정부의 주인은 그 순간 ‘국민’이 아닌 ‘노사모’로 바뀌고 말았다.
 여기에 민심을 보듬고 어려움을 찾아 해결해 주어야 할 정치권은 조폭적 수단과 상상을 초월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퍽치기’했으며 의원직을 철밥통으로 생각하는 후안무치하고 양두구육같은 철면피한 얼굴로 ‘정치개혁’을 외치고 있어 민초들이 대한민국 국회에 바랐던 소망을 한 순간에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 던지고 말았다.
 그러고도 각 정당들은 말 끝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치발전을 위해서’를 외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현주소에 대해 민초들이 내뱉는 “그래. 네 x들은 모두가 xxx들이야 ”라는 욕설이 귀청을 따갑게 하고 있다.
 이러는 동안 경제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수 많은 중소기업이 무너지고 삼팔선에 짤린 민초들은 노숙자로 전락하고 또 목숨을 스스로 끊는 비극속에서 급기야는 자식을 한강에 내던지는 반인륜적인 참극이 벌어지면서 우리 사회는 미움과 증오의 악령들만이 들끓고 있는 듯했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며 사랑의 천국으로 자리잡은 음성 꽃동네도 우리사회에 만연된 부패와 전혀 무관치 않은듯 올 한해를 보내며 어두운 잔영의 긴꼬리를 남기고 말았으니.
 오 신이시여…. 그러나 우리사회의 한 쪽에선 외로운 이웃끼리일 망정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어 아직은 희망이 있사오니 새해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다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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