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멸사봉공 하겠습니다’라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호국영령 앞에서 한 국민과의 약속이 임기내내 변하지 않아 국민들의 믿음속에 소망이 꼭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2003년의 희망찬 새해를 맞았었다.
무릇 해가 뜨고 짐은 무시 날과 다를바 없으나 1년을 주기로 하는 한해의 첫 날인 새해 새아침에 하늘을 열며 떠오르는 해오름은 우리 모두에게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갖게 한다.
2003년 새해 새아침의 찬란한 햇살도 어김없이 그렇게 우리곁에 다가왔었다. 그러나 2003년의 끄트머리에 선 오늘, 한해를 되돌아 보는 소회는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믿음은 배신으로 소망은 절망으로 사랑은 미움과 증오로 변했을 뿐이다.
민초들의 마음은 찢기고 찢기어 걸레조각이 되었고.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참여정부가 첫 걸음부터 주인인 국민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고 ‘코드’를 앞세운 호흡속에서 참여정부 원년부터 쏟아진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비리와 부정으로 감옥을 가거나 형사소추되자 참여정부에 걸었던 믿음은 배신으로 바뀌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3개월도 안돼 ‘…,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 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한 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자축하는 ‘리멤버 1219’의 노사모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때아닌 ‘시민혁명’을 외쳤으니 참여정부의 주인은 그 순간 ‘국민’이 아닌 ‘노사모’로 바뀌고 말았다.
여기에 민심을 보듬고 어려움을 찾아 해결해 주어야 할 정치권은 조폭적 수단과 상상을 초월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퍽치기’했으며 의원직을 철밥통으로 생각하는 후안무치하고 양두구육같은 철면피한 얼굴로 ‘정치개혁’을 외치고 있어 민초들이 대한민국 국회에 바랐던 소망을 한 순간에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 던지고 말았다.
그러고도 각 정당들은 말 끝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치발전을 위해서’를 외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현주소에 대해 민초들이 내뱉는 “그래. 네 x들은 모두가 xxx들이야 ”라는 욕설이 귀청을 따갑게 하고 있다.
이러는 동안 경제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수 많은 중소기업이 무너지고 삼팔선에 짤린 민초들은 노숙자로 전락하고 또 목숨을 스스로 끊는 비극속에서 급기야는 자식을 한강에 내던지는 반인륜적인 참극이 벌어지면서 우리 사회는 미움과 증오의 악령들만이 들끓고 있는 듯했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며 사랑의 천국으로 자리잡은 음성 꽃동네도 우리사회에 만연된 부패와 전혀 무관치 않은듯 올 한해를 보내며 어두운 잔영의 긴꼬리를 남기고 말았으니.
오 신이시여…. 그러나 우리사회의 한 쪽에선 외로운 이웃끼리일 망정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어 아직은 희망이 있사오니 새해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다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송구영신(送舊迎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