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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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아침뜨락 이성범] 얼마전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여러 지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늘 그렇듯 관례로 회장님과 몇 분께서 건배를 하게 되었다. 어느 분이 건배사를 '소화제'로 하면서 "소화제는 무엇보다도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라는 뜻"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우리들은 '소화제를 위하여' 라고 다같이 건배를 마치고 식사를 하였다. 집에 돌아와 생각하니 소통과 화합은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족끼리의 소통과 화합도 중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소통하지 않으면 의사전달이 될 수 없으며 이로인해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없어 화합 또한 도출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지려면 가장 먼저 대화가 이루어 져야한다.

언젠가 충북 종합사회복지센터에서 조사한 충북도민 가족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인원 307명중 하루 평균 대화시간이 30분에서 1시간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6,2%인 111명으로 나타났으며 심지어 이중 6,8% 인 21명은 가족 간의 대화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무척 마음이 시리어온다..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라 불리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에서 잘 나타나 있다 . 미국의 택배회사 페덱스(Fedex)의 직원인 척(Chuk)은 폭풍을 만나 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홀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다. 그후 비행기에 실려 있던 택배화물일부가 파도에 쏠려 무인도로 떠 내려오고 그중 하나에서 배구공이 나온다. 무인도에 혼자뿐인 주인공 척은 상처입은 손에서 흐르는 피로 배구공에 얼굴을 그려 넣고 윌슨이라는 이름을 붙여 친구로 삼아 대화의 상대로 삼는다. 배구공은 이미 터지고 너덜너덜해졌지만 그를 버티게 해준 소중한 친구가 된다. 그후 파도와 싸우며 무인도를 탈출하던 중 강풍에 멀리 떨어져나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친구 배구공을 향해 척은 절규 한다. 척이 오랜 세월 동안 고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배구공이라도 친구삼아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나 삶속에서 대화하고 의지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가족의 일원이 되고, 씨족과 친족의 일원으로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체의 구성원으로 가입된다. 이러한 가족은 행복의 근본 토양이다. 가족을 떠나서 사는 것은 뿌리를 잃은 것과 같다. 이처럼 소중한 가족이 함께 행복해 지기위해서는 진솔한 가족 간의 대화의 장이 넓혀져야 한다. 행여나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분야가 다르다는 관점의 차이로, 혼자서 자신만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이기심으로, 세대차이라는 이름으로 가족간의 대화의 횟수와 시간이 적어진다면 가족의 연민의 정은 조금씩 식어질 것이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와 관심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전통사회에서지식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 넘어오는 동안 사회의 다양성과 변화의 속도가 급속히 가속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이다. 무엇보다도 나를 들러 싼 가족의 안정과 행복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의 기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가족 간의 진솔한 대화의 장으로 웃음꽃이 피어날 때 가정은 진정한 행복의 둥지가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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